'구원투수' 탠 카지노, 16개월 만에 다시 등판

위기의 새정치연합 '黨혁신'보다 '내홍 수습' 선택

비대위 새 사령탑으로
추천단 회의서 '만장일치'…갈등 해소·전대 준비 주력

계파색 엷고 조정력 탁월
동교동계 정치 입문 '汎친노'…朴대통령과도 친분 깊어
탠 카지노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왼쪽 두 번째)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추천단 회의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박영선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이 18일 당 대표 격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탠 카지노 상임고문(69)을 선출했다. 문 고문은 내년 초 전당대회를 위해 당 조직을 재건하고 최근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 비대위원장 영입 논란’으로 빚어진 내홍을 수습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전·현직 당 대표와 원내대표, 상임탠 카지노단 회의를 열고 문 탠 카지노을 신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는 총 26명의 당 원로 중 권노갑 김한길 문재인 이해찬 정세균 한명숙 상임탠 카지노 등 22명이 참석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회의 결과를 존중해 19일 의원총회에서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곧바로 문 탠 카지노을 임명할 예정이다.○범親노무현계지만 옅은 계파색

문 탠 카지노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1월에도 대선 패배 후 충격에 빠진 당을 수습하고자 출범한 비대위의 선장을 맡아 그해 5월 전당대회 전까지 직무를 수행했다. 문 탠 카지노은 원래 동교동계 출신이지만 2002년 대선 경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에는 초대 비서실장을 맡는 등 범 친노무현(친노)계 그룹에 속한다.

그렇지만 계파 색채는 엷다. 당 관계자는 “특유의 친화력과 모나지 않은 성품 덕에 적(敵)을 만들지 않았고, 내부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 중재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갖고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5·4 전당대회에서도 문 탠 카지노이 설계한 ‘경선 룰’에 따라 비노계의 수장 격인 김한길 전 대표가 선출됐지만 당 안팎에서 별다른 잡음이 일지 않았다.탤런트 이하늬의 외삼촌이기도 한 문 탠 카지노은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고 불린다. 외모는 투박하지만 두뇌 회전이 빠르고 기획·분석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대학을 졸업한 후 행정고시에 합격했지만 학생운동 경력이 문제가 돼 임용에서 탈락하는 등 아픔을 겪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동교동계 인사들이 1987년 창당한 평화민주당의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당 외곽 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초대 회장을 지냈고 1992년 14대 총선 때 경기 의정부에서 처음 금뱃지를 달았다.

박근혜 대통령과도 친분이 깊은 편이다. 16대 국회에서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에는 여야 대표로 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문 탠 카지노은 2002년 한 일간지의 ‘칭찬 릴레이’에서 박 대통령을 “균형 감각과 역사 의식이 뛰어난 나무랄 데 없는 정치인”으로 평가했다.○비대위는 ‘혁신형’에서 ‘관리형’으로

박 전 위원장이 추구한 ‘혁신형 비대위’는 당내 갈등으로 좌절됐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이 투쟁 정당 이미지를 벗고 중도 색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당을 혁신하기 위해 ‘이상돈 카드’를 내밀었지만 결국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접을 수밖에 없었다”며 “문 탠 카지노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공정한 전당대회를 치르는 데 역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차기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계파 간 힘 겨루기가 불가피한 데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정기국회 정상화라는 외부 과제도 녹록지 않아 문 탠 카지노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