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지노 룰렛판 태도 왜 바꿨나

영국·프랑스 등 우방가입…'외교 고립' 탈피

중국의 외교 영향력 차단
장기적으로 미국도 가입할 듯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카지노 룰렛판)에 반대해온 미국 정부가 태도를 바꾼 것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핵심 동맹국이 카지노 룰렛판 가입을 결정하면서 자칫 ‘외교적 고립’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의 압력에도 동맹국이 잇따라 카지노 룰렛판에 참여하자, 카지노 룰렛판가 ‘새로운 동맹’을 형성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카지노 룰렛판와 협력함으로써 이 문제를 놓고 껄끄러웠던 동맹국과의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미국이 중국 주도의 카지노 룰렛판를 무조건 반대한다’는 인상을 불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세계은행과 카지노 룰렛판의 협조융자 프로젝트를 통해 카지노 룰렛판 운영에 간접적으로 개입, 중국의 외교적 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는 평가다. 몇 년 뒤에는 미국도 가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이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선 데 이어 세계 다자기구들이 일제히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카지노 룰렛판 출범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WSJ에 “카지노 룰렛판와 협력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가오 다케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도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카지노 룰렛판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같은 행사에서 카지노 룰렛판와 협력하는 것은 기쁜 일이라며 재차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중국 정부는 23일 이달 말까지 신청받는 카지노 룰렛판의 창립 회원국이 35개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