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카지노 가입머니 배신하지 않는다고? 달콤한 속임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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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가입머니의 배신“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카지노 가입머니이 이끄는 길을 가라.”
칼 뉴포트 지음, 김준수 옮김 / 부키 / 272쪽│1만5000원
진로에 대한 고민에 쉽게 하는 답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얘기 같지만 과연 재미를 알고 카지노 가입머니을 따르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 박사 과정을 마친 칼 뉴포트는 2010년 생애 첫 취직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의 충격 여파는 컸고 교수직을 둘러싼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교수를 유일한 인생의 경로라고 생각해온 그에게 지도교수는 “얼마나 낮은 수준의 학교까지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고민 앞에 의문이 생겼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고 일을 즐기는 사람들의 비밀은 무엇일까. 그는 벤처투자자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머, 작가와 코미디언, 과학자와 교수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많은 이가 기계적으로 얘기하는 ‘카지노 가입머니’이 답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잘 하고 오래 하면 일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카지노 가입머니론’을 반박하는 근거로 든다. 에이미 브제스니에프스키 예일대 조직행동학 교수는 대학 행정 보조 직원들을 조사해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여기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가 ‘근무연수’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 일을 오래 하면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게 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저자가 내린 결론은 카지노 가입머니 ‘제대로 일하면 얻을 수 있는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을 게 아니라 제대로 일하는 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무작정 열정을 따르는 것을 대신할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실력을 갖추는 게 우선이다. 훌륭한 직업은 희소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그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뛰어난 인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커리어 자산’이라고 칭하는 능력을 쌓는 핵심 전략은 ‘세상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는 ‘장인 마인드셋’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가 고민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일을 잘하는 데 투자하고 집중하라는 조언이다.두 번째는 저자가 ‘꿈의 직업을 만드는 묘약’이라고 칭한 자율성, 세 번째는 일관된 목표를 갖고 집중하게 해주는 사명감이다. 아이비리그를 나와 유기농 농장을 운영카지노 가입머니 라이언 보일랜드, 젊은 과학자들이 빠져 있는 냉소주의를 이겨낸 하버드대 진화생물학 교수인 파디스 사베트 등의 사례를 통해 그 의미를 살펴본다. 책은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도 파고든다. 작지만 구체적인 실험을 통해 피드백을 얻는 과정을 설명하고 스스로를 마케팅하고 주목받을 수 있는 길도 제시한다.
출판사는 《So Good They Can’t Ignore You》(그들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실력을 갖춰라)라는 원제를 눈길을 끌 수 있게 바꿔 달았다. 제목을 보고 혹했다가 실력, 자율성, 사명감 등을 언급한 목차를 보고 실망할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당연해서 진부한 얘기로 들릴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카지노 가입머니을 따를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일에 카지노 가입머니이 따라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발상은 신선하고 솔깃하다.
지난해 말 초등학생의 희망 직업으로 유튜버가 처음 등장해 화제가 됐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좋다. 카지노 가입머니만 취미와 일은 다르다. 맞는 일을 찾는 것보다 제대로 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책은 거듭 강조한다. 취향을 찾기 전에 일의 의미는 무엇인지,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