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노말 재정건전성 무너지면 공기업·은행·보험 연쇄 부실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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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는 2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제2전체회의에서 ‘카지노 노말-공기업-금융부채의 상호연관성과 정책제언’이란 제목의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황 연구위원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카지노 노말부채 폭증은 예정된 수순이라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2070년 합계출산율을 1.02명으로 가정하는 시나리오 하에서는 카지노 노말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3%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재정건전성 악화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공기업 건전성과 금융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연쇄적 파급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의 공기업과 금융기관들은 대부분 카지노 노말의 암묵적 지급보증에 의존해 높은 신용도를 인정 받고 있다. 2021년 1월 기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산업은행 등 주요 공기업의 최종 신용등급은 한국 카지노 노말의 신용등급(Aa2·무디스 기준)과 동일하다. 하지만 카지노 노말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산정하는 독자신용등급은 최종 등급과 8~11단계 낮은 투기(정크)등급이다.
황 연구위원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 발행된 3만5000개의 채권을 분석한 결과 한전 등 비금융 공기업은 비금융 민간 기업 대비 0.51%포인트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했다. 산은 등 금융 공기업은 유사한 금융 민간기업 대비 조달 금리가 0.17%포인트 낮았다. 황 연구위원은 “카지노 노말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금리할인효과가 컸다”며 “카지노 노말의 재정건전성이 무너져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연쇄적인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은행들도 마찬가지였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은행권의 최종신용등급과 독자신용등급 간 차이는 평균 4.5등급에 달한다. 함께 분석한 21개 선진국 가운데 카지노 노말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황 연구위원은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의 특성을 감안하면 재정건전성 악화의 연쇄 파급효과는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연쇄 파급효과를 막기 위해선 공기업, 금융기관의 카지노 노말 의존성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 황 연구위원의 결론이다. 황 연구위원은 “공기업에 대한 요금 규제를 현실화·합리화하고 공기업 금융채무를 국가보증채무에 공식 산입해 국회 차원에서 감시·통제해야 한다”며 “금융 분야에서도 은행 실패 시 카지노 노말 재정에 의존하는 ‘베일아웃’ 체제가 아니라 채권자의 자체 손실 부담에 의존하는 ‘베일인’ 체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