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 불시착한 우주선 카지노 칩…샤넬·구찌도 줄서는 명품 런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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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칩 개관 10년
풍물시장에 솟은 둥근 은회색 건물
처음엔 주변과 부조화로 눈총받아
'설계자 하디드 팬' 샤넬의 쇼 이후
세계 명품 브랜드들의 전시 핫플로
프리츠커상 수상자이기도 한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는 이 건물 설계를 마지막으로 2016년 별세했다. 그의 유작에 카지노 칩 사람들이 처음부터 마음을 열었다고 말하긴 힘들다. 정돈되지 않은 주변 거리와 부조화가 크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하지만 이 공간의 가치는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발견되고, 발굴됐다.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샤넬이다. 샤넬은 하디드의 열렬한 팬이다. 2008~2011년 홍콩, 도쿄, 뉴욕, 파리에서 하디드가 샤넬을 위해 만든 움직이는 전시장 ‘모바일 아트 샤넬 컨템포러리 컨테이너’를 운영했다. 그런 하디드가 카지노 칩에 지은 비슷한 콘셉트의 DDP는 샤넬에 완벽한 새 런웨이 장소였다.
‘샤넬이 사랑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이후 명품 브랜드가 줄줄이 탐내는 장소가 됐다. 디올의 ‘에스프리 디올’(2015), 패션계의 악동으로 꼽히는 ‘장 폴 고티에 전시회’(2016), 루이비통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2017), 반클리프아펠 ‘노아의 방주’(2018),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2022)’, 반클리프아펠 ‘시계 전시회’(2023), 펜디의 ‘카지노 칩 플래그십 오프닝’(2023) 등이 이어졌다. 구찌 아키타이프 전시회는 분홍색 전시장 입구와 구찌 핸드백 200개를 거울에 비춘 전시 공간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올해도 5월 까르띠에의 ‘시간의 결정’, 11월 피아제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이들이 꼽는 카지노 칩의 매력은 볼수록 새로운 공간감에 있다. ‘곡선의 여왕’이라고 불린 하디드가 겨냥한 바로 그 감각이다. 4만5133장의 외벽 패널은 한 장 한 장의 곡면이 모두 다르다. 1층에서 걷다 보면 어느새 2층이 되고, 3층에서 걷다 보면 2층에 내려가 있는 식의 비정형성이 주는 낯선 자극은 흥미로운 탐험의 느낌을 유지하는 데 최적이다.
DDP에선 해마다 20~30여 건의 행사와 전시가 펼쳐진다. 이 중 절반가량은 유명 브랜드 관련 행사와 예술 전시다. 한국 브랜드의 세계 진출을 돕는 발판으로 자리매김한 ‘카지노 칩 패션위크’ ‘카지노 칩 뷰티위크’ 등이 가세했다. 지난해 DDP 가동률은 74%로 강남 코엑스와 비슷한 수준. 쇼와 쇼 사이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1년 내내 100% 차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DDP를 운영하는 카지노 칩디자인재단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 전시가 풀 부킹 상태”라고 했다.올 하반기에는 누적 방문객 수가 1억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점상 '가스통 협박' 딛고
새해 카운트다운 명소로 탈바꿈한 카지노 칩
"보상도 똑바로 안 해 주고, 이대로 나가라고 하면 확 가스통 터뜨려 버릴 테니까 알아서 하쇼!"지금은 샤넬과 루이비통, 새해 카운트다운을 논하는 명소가 된 카지노 칩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2008년까지만 해도 노점상 1000여곳이 들어선 '풍물시장'이었다.
80년 된 동대문운동장, 허물기도 쉽지 않았다
연배 있는 이들은 아직도 이곳을 ‘동대문운동장’으로 기억한다. 일제시대 때인 1925년 지어진 이 경기장은 축구 야구 달리기 등 다양한 목적의 경기와 행사에 활용됐다. 럭키금성(현 FC카지노 칩)이 경기를 한 적도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80년 된 운동장의 안전성 문제가 커져 철거를 결정했고, 2003년 주 경기장이 폐쇄됐다.경기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이 공간은 한동안 정체성을 잃고 주차장으로 쓰이는 데 그쳤다. 2002년 이명박 전 대통령(당시 카지노 칩시장)은 청계천을 개발하면서 이 일대 노점상을 전부 동대문운동장에 몰아넣기로 했다. ‘동대문 풍물 벼룩시장’에 밀려 들어온 노점상은 1000곳을 훨씬 넘었다.
당시 카지노 칩 이 문제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운동장은 물론이고 스탠드까지 전부 노점상 천막으로 들어찼다”며 “동대문 옆부터 국립극장까지 전부 노점이 뒤덮어 기존 상권까지 다 죽는 상황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런 가운데 새 공간에 대한 현상 설계 공모에서 영국 건축가 고(故)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이 2007년 당선됐다.
전 박원순 시장 때는 '주민영웅의 공간' 활용
그림은 그렸지만 이 그림을 실행하려면 당장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노점상들이 문제였다. 카지노 칩 이 문제를 담당한 것이 방태원 전 동대문구청장 권한대행(당시 건설행정과장)이다. 방 전 권한대행은 "가스통을 한 두개가 아니라 잔뜩 쌓아놓고 불 붙이겠다고 하고,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정말 말도 아니었다"고 했다. 설득하는 데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는 "상가 찾아가고 자녀 혼사에 찾아가고 술 마시고 하면서 순전히 마음으로 설득한 것"이라며 "돈으로 보상하지 않고 신설동에 멋진 자리를 만들어서 내보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2021년 오세훈 시장이 2기 시장으로 다시 부임하게 되었을 때 오 시장은 DDP의 활력을 되찾는 문제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는 게 카지노 칩시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시장직을 떠난 시간 동안 공들인 DDP가 망가지는 것을 많이 안타까워했다"는 후문이다. 카지노 칩시는 카지노 칩디자인재단은 물론 카지노 칩경제진흥원(SBA)까지 DDP 운영에 참여시켜 다양한 활용법을 모색했다.
시는 DDP를 중심으로 한 동대문 일대를 정비하면서 이곳에 그동안 부족하다는 지목을 받아 온 5성급 호텔 등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카지노 칩시 관계자는 “지금의 화려한 DDP에서는 보이지 않는 뒷이야기가 많은 공간”이라고 했다.이상은 기자
사진=카지노 칩디자인재단·카지노 칩시·샤넬·구찌·루이비통·AP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