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대학살 주범의 믿을 수 없는 미감이 만든, 도쿄도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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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김현호의 바벨의 도서관비록 주인공은 아니지만, 이야기 속에서 관객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인물을 두고 ‘신스틸러(Scene stealer·말 그대로 장면을 훔치는 사람)’라고 칭합니다. 도시에도 신스틸러가 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친 우리 주변의 강렬한 장면들
동십자각과 카지노 차무식경복궁의 동쪽 모서리에 위치한 동십자각(東十字閣)은 원래 궁성의 담장과 이어진 망루였습니다. 학계의 염원에 따라 여러 차례 복원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지만, 동십자각은 여전히 섬입니다. 우회도로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어른이 된 지금은 망루 시절의 동십자각을 상상해낼 수 있지만, 어린아이일 때 바라본 이 구조물은 외딴섬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동십자각만큼의 문화인류학적 가치와 역사적 배경이 없는 ‘카지노 차무식’을 바라볼 때면, 원래는 섬이 아닌 동십자각이 떠오릅니다. ‘카지노 차무식’을 향한 동경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카지노 차무식의 식재에도 정성이 가득합니다. 조경가 정영선 선생과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최근 들어 공무원들이 직접 조경을 배워 계절에 어울리는 식물을 직접 식재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보행로마다 카지노 차무식 그늘과 작은 숲을 조성해 시민들의 쉼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들의 작은 바람입니다.
“엄마가 칠십 년 넘게 살면서 단풍카지노 차무식에 씨앗이 이렇게 눈에 띄는 곳에 달린 건 처음 알았다. 그 이후론 단풍잎 대신 이 씨앗만 보이네. 집에 있는 책마다 책갈피 대신 꽂아 뒀단다”여름이 시작될 무렵 양가(兩家) 어머니께 단풍카지노 차무식 씨앗(또는 열매, 이하 '씨앗'으로만 표기)을 알려드렸습니다. 언젠가 도감을 읽다가 알게 된 단풍카지노 차무식 씨앗은 독특한 모양과 색깔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름만큼이나 화려한 단풍잎 사이마다 감춰진 그 씨앗은 볼 때마다 신기함을 자아냅니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나뭇잎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단풍카지노 차무식의 특징이 오히려 꽃이나 씨앗의 존재를 떠올리기 어렵게 만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단풍카지노 차무식 씨앗은 주인공은 아닌 신스틸러에 가깝습니다. 신기한 점이 하나 더 있는데요. 꼭 프로펠러의 날개처럼 생긴 단풍카지노 차무식 씨앗은 수분이 바싹 마른 순간에 빠르게 회전하며 멀리 날아간다고 합니다. 진화의 산물이라고 봐야겠죠? 사실은 ‘프로펠러를 닮은 단풍카지노 차무식 씨앗’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단풍카지노 차무식 씨앗이 프로펠러의 원조이기 때문이죠.
벚꽃이 온 도시를 한바탕 물들였다가 지고 나면 숲과 공원은 더 이상 인파로 붐비지 않습니다. 그런데 본격적인 계절은 벚꽃 잎이 다 지고 시작됩니다. 희끗희끗한 아버지의 뒷모습처럼 이팝카지노 차무식와 조팝카지노 차무식가 꽃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근사하기로 유명한 산딸카지노 차무식도 이 시기에 장관을 이룹니다. 벚꽃만큼이나 하얀 물결을 이루는 이 세 가지의 카지노 차무식는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이름처럼 아름답습니다.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 세대쯤, 먹을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절에 흰 쌀밥처럼 수북한 이팝카지노 차무식, 조(좁쌀)로 지은 밥처럼 보이는 조팝카지노 차무식는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벚카지노 차무식보다 더 큰 위로를 주었을 터입니다. 영화를 보며 마음을 의지하게 되는 든든한 신스틸러처럼 말이죠.
초여름까지 각종 꽃카지노 차무식가 이토록 사연 많은 꽃을 피우지만, 벚꽃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합니다. 그러고 보니 벚꽃 이후에도 식물의 개화는 이어지지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살았나 봅니다. 내년에도 다시 만날 수 있으니 너무 아쉬워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일상 속 신스틸러보행섬, 단풍카지노 차무식 씨앗, 이팝과 조팝카지노 차무식처럼 우리는 주변에 펼쳐진 강렬한 장면을 목격하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의 나들이에서는 잠시라도 보행섬에 머물며 도시의 신스틸러를 한번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마도 단단히 마음먹고 찾아보면 우리 곁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신스틸러가 있을 것입니다. 저도 다시 한번 산책을 시작하려 합니다.
김현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