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하다 李 뜻대로…재보궐 승부처서 '온라인카지노 유예' 발표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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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
표몰이에 이용당한 온라인카지노
투자자에 혼란만 남기고…
"온라인카지노 유예·폐지 vs 시행" 팽팽
野, 표결 없이 지도부에 위임
민주당 정치적 계산 깔려
악화된 여론 반전시킬 방법 고민
당내서도 도입 미뤄야 기류 강한데
재보궐 표심 자극 위해 '시간끌기'
○온라인카지노 폐지 목소리 커진 野
‘보완 후 시행’ 입장을 고수하던 의원 중에서 유예론으로 선회한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온라인카지노 토론회에서 ‘시행팀’ 토론자로 나선 임광현 의원은 이날 온라인카지노 도입 시기를 4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의원은 지난달 22일 국내 주식 기본공제를 연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온라인카지노 보완 법안을 발의한 대표적인 ‘온라인카지노 강경파’였다.
○팽팽한 논리싸움 이어져
유예론을 주장한 의원들은 온라인카지노 도입이 처음 논의된 2020년과 지금의 주식시장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주식시장 침체가 길어지고 개인의 해외 증시 투자도 늘어난 가운데 온라인카지노를 섣불리 도입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논리다. 한 유예파 의원은 “온라인카지노 부과와 재벌 개혁을 연결 짓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선거(2026년)와 대선(2027년) 등 향후 선거 일정 등을 감안해 유예 기간을 2년이 아니라 3년, 4년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시행론 쪽 의원들은 이미 여야가 2년 전에 내년 1월로 시행 시기를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노 원내대변인은 설명했다. 정부·여당이 온라인카지노 폐지를 주장하는 만큼 민주당이 온라인카지노를 유예하거나 폐지하면 향후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고 한다. 이와 함께 야당이 추진하는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온라인카지노 혼란, 이제는 끝나나
국회 다수당으로 법안 개정의 키를 가진 민주당은 그간 온라인카지노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하지 못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 출마 회견에서 ‘온라인카지노 유예’를 처음 언급한 이후 지도부 인사와 의원들은 엇박자를 내왔다. 특히 진성준 정책위원회 의장 등 정책라인이 이 대표의 유예론 주장에도 ‘보완 후 시행’ 뜻을 굽히지 않았다.온라인카지노에 대한 이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자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재명세’ 등 원색적인 비난도 나왔다. 이언주·김민석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지난달부터 유예론을 꺼내며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온라인카지노 토론회에서 시행팀이 ‘인버스 투자’를 독려하는 듯한 실언을 해 상황은 악화됐다.‘온라인카지노 결정권’을 갖게 된 이 대표가 유예 혹은 폐지로 결정하더라도 상법 개정안이 조건부로 달릴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온라인카지노 토론회 토론자들은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달라는 건의서를 당 정책위에 제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이 온라인카지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만의 담론을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성수/정상원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