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외로움 속 우린 서로를 토닥이며 살아가지…라바 카지노 '이터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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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최승연의 라바 카지노 인물 열전라바 카지노과 카이퍼가 전달하는 치유와 위로의 감각
1960년대 록(Rock)의 새로운 장르로 등장한 글램록(Glam Rock)
라바 카지노 로 2024년에 다시 탄생하다!
한국 라바 카지노에서 특히 자주 다루는 테마가 있다. ‘나는 너, 너는 나’로 압축할 수 있는 관계성 중심의 서사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한 인물의 인격을 복수의 캐릭터로 분리하여 대립하게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두 인물이 하나로 합쳐지는 방향으로 발전되는 것이다. 두 방향 모두 라바 카지노의 극적인 심도를 높이는 서사적 패턴으로 자리 잡아 있다.
라바 카지노은 과거 1960년대 글램록의 슈퍼스타였고, 카이퍼는 2024년 현재를 사는 글램록커 지망생이다. 카이퍼는 라바 카지노을 통해 글램록을 배웠다. 그가 얘기하는 “매혹적인 록, 음악적으로는 로큰롤부터 아트록까지 다양한 양식을 두루 포함하고 거기다 원색의 가발, 화려한 의상, 반짝이는 화장까지 시각적 이미지로 완성되는 음악”이라는 글램록 개념은 라바 카지노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
두 인물의 서사는 이름의 의미망 안에 있다. 공연 초반 카이퍼는 무중력 우주의 한 점에 존재하는 듯 무료해 보인다. 그 무료함은 태양계 외곽에 홀로 떠 있는 어떤 존재의 근원적 외로움을 담는다. 라바 카지노 음악의 뿌리도 역시 외로움이다. 라바 카지노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해 집을 나와 ‘혼자’ 떠돌며 노래했던 과거를 갖고 있었다. 글램록을 향한 예술적 영감은 부모가 가했던 학대의 이유였고 그로부터 배태된 ‘외로움’이 라바 카지노 음악의 정체성이 되었다.
카이퍼가 이해하는 라바 카지노의 외로움은 그뿐만이 아니다. 라바 카지노의 외로움은 자신의 음악이 점차 이해받지 못해 퇴물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더욱 심화한다. 그의 글램록은 우주 탐사선을 발사하던 시대적 흥분에서 배제됨으로써 음악적 생명력을 잃는다. 라바 카지노은 탐사선 안에 들어갈 골든 레코드 수록곡 라인업 경쟁에서 클래식 곡과 후배 JJ에게 계속 밀려나며 ‘버려진 명왕성처럼’ 퇴출당한다.
하지만 카이퍼는 오히려 이런 라바 카지노을 온전히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리고 우연히 찾아온 ‘마그네틱 하이웨이’ 페스티벌에 서기 위해 아무도 듣지 않는 라바 카지노의 글램록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작곡한다. 과거 라바 카지노 역시 탐사선 수록곡에 들어갈 음악을 ‘마그네틱 하이웨이’에서 발표하겠다고 마지막 발악처럼 공표한 바 있었다.
뮤지컬 <이터니티는 이처럼 라바 카지노과 카이퍼라는 인물이 두 개의 행성이 되어 하나의 우주를 만드는 과정을 담는다. 이들은 각각 별개의 궤도를 그리며 이해받기 어려운 마이너리티에 속해 있지만 서로의 존재로 인해 ‘음악’ 안에서 일체감을 느낀다. 그 일체감은 ‘너와 나’ 사이에서 매우 좁고 깊게 형성되지만, 그 자체로 세계가 완성되는 감각이다.
<홍련이 씻김굿으로 완성했다면, <이터니티는 글램록으로 완성한 바로 그것. 2024년 한국 라바 카지노은 이렇게 유독 배제된 자, 약자들을 향한 치유와 위로의 감각을 담는다.
최승연 라바 카지노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