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간 카지노사이트' 숨긴 하이브…PEF 폭탄 매물에 따상 찍은 주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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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상장 1~2년 전 '비밀 카지노사이트'2020년 10월 15일. 카지노사이트(당시 빅히트)는 화려하게 주식시장에 데뷔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13만5000원)의 두 배를 기록한 뒤 상한가(35만1000원)로 직행하는 이른바 ‘따상’을 찍었다. 시가총액은 단숨에 11조원대로 올라섰다. 공모 청약에서 역대 2위 기록인 58조4237억원이 몰려 방탄소년단(BTS)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BTS가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미국 빌보드 1위 등 글로벌 음반 시장을 휩쓸던 시기다.
스틱·이스톤·뉴메인 카지노사이트
'방의장에 이익 30%가량 배분'
상장 뒤 나흘간 178만株 쏟아내
IPO 일주일 만에 주가 반토막
주주 간 카지노사이트, 거래소에 보고 안돼
스틱 빼곤 1주도 보호예수 안 걸려
금감원 "신고서에 기재했어야"
하지만 개장 30분도 지나지 않아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주가는 낙폭을 점점 키워 4.44% 하락 마감했고, 이튿날엔 22.29% 급락했다. 상장 첫날 35만원대를 찍었던 주가는 1주일여 만에 15만원대로 수직 낙하했다.보호예수에 묶이지 않았던 사모펀드(PEF)들이 매물을 쏟아낸 영향이 컸다. 상장 첫날부터 나흘 동안에만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이스톤PE), 뉴메인에쿼티 등은 카지노사이트 주식 177만8058주(지분 4.99%)를 시장에서 팔았다. 4258억원어치다. 당시 이 PEF들과 방시혁 카지노사이트 의장의 연관성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톤, 보호예수 한 주도 안 걸려
○금감원·거래소 “우리도 몰랐다”
하이브 상장으로 대주주와 PEF가 대규모 차익을 거두는 동안 공교롭게 상장 초반에 들어갔던 투자자들은 PEF의 주식이 대거 풀린 영향으로 주가 급락을 경험해야 했다. 하이브와 상장 주관사가 IPO 과정에서 해당 주주 간 카지노사이트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했어야 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한국거래소에서 당시 하이브의 상장 심사를 맡았던 실무 담당자들은 방 의장과 PEF들이 맺은 주주 간 카지노사이트의 존재를 몰랐다고 했다. 담당 임원과 부장, 심사역 모두 “전혀 보고된 바 없었다”고 말했다.당시 한 심사 담당자는 “대주주 등 주주 간 카지노사이트이 있으면 회사와 주관사는 거래소에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며 “심사 과정에서 회사나 주관사가 방 의장과 PEF 간 카지노사이트서를 문서나 구두로 보고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주주 간 카지노사이트이 보고되면 거래소는 그 카지노사이트의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해당 주주의 자발적 보호예수를 유도한다”고 말했다. 하이브 IPO 대표 주관은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간이 맡았고, 미래에셋증권이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에도 관련 주주 간 카지노사이트 내용은 기재되지 않았다. 당시 금감원 공시심사실 관계자는 “대주주와 이익을 공유하는 주주 간 카지노사이트이 있으면 신고서에 기재해 잠재 투자자에게 알려야 한다”며 “당시 그런 카지노사이트서의 존재가 보고된 적은 없었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최대주주와 외부 투자자 간에 이익을 공유하는 카지노사이트은 공모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다른 변호사는 “주주 간 사적 거래인 만큼 상장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최석철/차준호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