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동진의 아웃 오브 넷플릭스 판타지·공포·멜로·스릴러 드라마 웹툰 작가 강풀 원작의 디즈니+ 당신은 이곳에 어떻게 왔나요? 조명가게와 집중치료실 두 공간으로 이승과 저승, 과거와 현재 경계 다뤄 집단적 죽음에 대한 진혼곡 국내 대형사고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트라우마 정면으로 바라보게 해 국가와 사회가 이를 해내지 못할 때 대중문화가 나서야..."/>

미친 재능의 웹툰 작가와 미친 잠재력의 배우 출신 감독이 만든 걸작 <꽁 머니 카지노

[arte] 오동진의 아웃 오브 넷플릭스

판타지·공포·멜로·스릴러 드라마
웹툰 꽁 머니 카지노 강풀 원작의 디즈니+

"당신은 이곳에 어떻게 왔나요?"
'꽁 머니 카지노'와 '집중치료실' 두 공간으로
'이승과 저승', '과거와 현재' 경계 다뤄

'집단적 죽음에 대한 진혼곡'
국내 대형사고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트라우마 정면으로 바라보게 해

국가와 사회가 이를 해내지 못할 때
대중문화가 나서야...
꽁 머니 카지노의 전구는 다시 켜져야 한다. ‘미친’ 재능을 지닌 웹툰 작가 강풀의 ‘미칠 만큼’ 대단한 원작을, 알고 보니 ‘미친’ 잠재력을 지닌 배우 출신의 감독 김희원이 만들고, 예상했지만 ‘미칠 만큼’ 대단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모두 나왔던 드라마 <꽁 머니 카지노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영화로 따지면 사실상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재평가돼야 하고 시청률, OTT 이용자의 수도 역주행해야 꽁 머니 카지노. 그게 공정한 일이다. 이 드라마는 아마도 지난해 발표된 OTT 작품 중 최고의 작품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에서 그리 점유율이 높지 않은 디즈니+에서 방영됐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공개 시점이 최악이었다. 이 드라마는 2024년 12월 4일에 올랐다.드라마 <꽁 머니 카지노는 8부작 중 7부를 지나 8부의 거의 끝에 가서야 이야기의 모든 실마리를 풀어낼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이야기를 건널 뛸 수도, 중간에 끊을 수도 없다. 한번 시작한 이상 끝까지 가야 한다. 그 점도 약점으로 작용했을까.

그건 꼭 그렇지 않다. 다만 열심히 다 봤다 해서 그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할 수가 없다는 점은 입소문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겠다. 구전의 과정은 자칫 이 드라마가 지닌 고매한 감성, 눈물의 감동을 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글은 더더욱 그렇다. 스포일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식스 센스’만큼의 반전이 있다.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충격파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커다란 울림을 준다.

‘꽁 머니 카지노’는 공포·멜로·스릴러이다. 공포이긴 공포인데 여기엔 엄청난 러브 스토리가 담겨 있다. 멕시코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의 <마마처럼 귀신들이 사랑을 위해 자신이 가진 무엇인가를 내놓고 희생하려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디즈니+ &lt;꽁 머니 카지노&gt; 스틸 컷. /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 드라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4가지의 함수 두 개를 쌍으로 풀어야 하거나 그걸 전제로 해야 꽁 머니 카지노. 첫 번째 4가지의 함수는 이승과 저승이 있다는 점이고 이승은 이승대로 현실과 과거가 있다는 것이다. 이 4가지 변수 – 이승의 현실과 과거, 그리고 이승과 저승의 길목 길목마다에는 교차점이 있다.

이야기는 이 교차의 지점을 이리저리 통과하며 이승으로 갔다가 저승으로 갔다 꽁 머니 카지노. 현실에서 과거, 과거에서 현실을 오가기도 꽁 머니 카지노. 아무리 명민한 사람이더라도 4부를 지날 때까지 이야기의 실타래를 선뜻 풀어서 말하기가 어려운 이유이다.

복잡하고 중층적이다. 케이크를 4단으로 올리고 ‘크림’은 그 가운데 어디쯤에 숨겨 놓았다. 자 그렇다면 여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산 자인가 아니면 모두 죽은 자인가. 이 이야기는 산 자의 환상인가 죽은 자들의 상상인가.또 하나의 4가지 함수는 삶과 죽음이 측면에서 찾아진다. 산 자가 있고 죽은 자가 있으며 살려고 하는 자가 있고 죽지 못해 떠도는 존재도 있다. 이야기는 마치 산 자에서 죽은 자로, 죽지 못해 떠돌다가 다시 살아나게 되는 자의 이야기를 오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또한 무슨 얘기인가.

몇 가지의 기가 막힌 단서가 있다. 그건 공간이 주는 단서이다. 하나는 제목처럼 꽁 머니 카지노이다. 그리고 이 꽁 머니 카지노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응급실 집중치료실이다. 드라마는 이 두 공간을 오간다. 이 점을 잘 봐야 한다. 또 하나의 공간은 꽁 머니 카지노를 경계로 어두운 골목의 저쪽과 이쪽이다. 이 공간만 잘 들여다봐도 영화의 전체 얼개를 짐작할 수가 있다.

그래서 ‘아주 아주’ 똑똑한 시청자들(30년 넘게 영화를 봐 온 사람)은 1편에서부터 ‘꽁 머니 카지노’의 이야기 구조를 간파해 낸다. 그런 시청자일수록 이 드라마가 짜놓은 그물에 깊이 빠지게 된다. 강풀 원작이 갖는 스토리 능력이 실로 어마어마하며, 그것을 영상으로 옮기되 편집의 기교로 이야기 전체를 입체적으로 펼쳐 보인 김희원의 편집 능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 둘이 이렇게 천재적인 줄 미처 몰랐다는 점이 민망해진다.
디즈니+ &lt;꽁 머니 카지노&gt; 스틸 컷. /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드라마의 주요 인물들은 등장하는 인물 전부다. 특히 박보영이 중요하다. 박보영이 맡은 간호사 역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그 점이 중요하다. 결국 그녀가 이 드라마가 지닌 메시지의 키 롤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권 간호사는 병원 응급실의 논리를 설파꽁 머니 카지노. 결국 환자가 사느냐 못사느냐의 문제는 그가 살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있느냐에 달렸다는 얘기이다. 이건 아주 진부한 얘기 같지만 중간중간 보는 사람들을 울컥거리게 꽁 머니 카지노.

간호사는 죽어가는 환자의 귓밥을 파주며 소곤소곤 대화를 꽁 머니 카지노. 그의 귀에 이어폰을 꽂아 주며 김광석의 노래 ‘바람이 불어오는 날’을 틀어 준다. 그리고 그녀는 말꽁 머니 카지노. "힘내세요. 살아나셔야 해요.". ‘스스로 살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누군가가 그 의지를 도와주는 행위’야말로 이 드라마가 담고 있는 고매한 메시지이다.
디즈니+ &lt;꽁 머니 카지노&gt;에서 간호사 역을 맡은 배우 박보영. '스스로 살고자 하는 의지'를 불어넣어준다. / 사진출처. 왓챠피디아
그런데 여러 규칙이 작동한다. 이걸 알아채는 데는 놓쳐서는 안 되는 대사가 있다. 꽁 머니 카지노 주인 주지훈은 심야에 들어와 전구를 만지려는 사람에게 “아 그거 함부로 만지면 안되구요.”라고 말한다. 전구를 만질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식이다. 엄마 심부름으로 자주 찾아오는 여고생 현주(신은수)에게 꽁 머니 카지노 주인은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 있고 자세히 봐야 그 다른 점이 보이며 그걸 네가 알아차렸다는 사실을 알게 하지 말라’는 얘기를 한다.

그런데 여고생의 엄마는 왜 자꾸 전구를 사 오라고 하는 것일까. 월세 연립주택에 혼자서 살아가며 글을 쓰는 여자 작가 역시 동성애인인 듯이 보이는 또 다른 여성이 "집이 어두우니 골목길 꽁 머니 카지노에 가서 전구를 사 오라"고 한다. 왜 자기가 갈 수 있는 것을 굳이 시키는 것일까. 그 암시와 트릭 아닌 트릭이 이 드라마상에서는 매우 중요한 지침이다.

1편 오프닝 씬부터 나오는 설현은 버스 정거장에서 내리는 엄태구를 3일 동안 기다린 끝에 그의 집으로 따라간다. 비는 내리고 여자는 큰 트렁크를 끌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골목길에서 무서움에 떨며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고등학생 남자아이에게 “네가 본 그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 보는 것 같냐?”는 기이한 질문을 꽁 머니 카지노. 그리고 억울해꽁 머니 카지노. 어떻게 ‘그들은’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느냐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설현은 엄태구를 아는데 엄태구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는 걸 견딜 수 없어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는 처음부터 엄태구에게 물었었다.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꽁 머니 카지노 주인 주지훈이 형사 배성우에게 묻는 말도 의미심장하다. “여기가 아니라 이곳에는 무슨 일로 왔나요?” 형사 배성우는 꽁 머니 카지노에 오는 사람들과는 다른 존재이다. 여기에 섞일 수 없는 사람이다. 형사 배성우도 결국 알아차린다. “내가 이상한 건지 이곳이 이상한 건지 알아야겠습니다. 여기는 어디입니까?”
디즈니+ &lt;꽁 머니 카지노&gt;에서 꽁 머니 카지노 주인 역을 맡은 주지훈. /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원작자 강풀은 영민한 감성으로 우리 사회가 내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집단적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하고 그 죽음에 대한 진혼곡을 써냈다. 그래서 우리들 모두 다시 ‘삶의 의지’를 스스로 일으켜 세워야 함을 강조꽁 머니 카지노. 그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한 마디로 눈물이 앞을 가린다.

드라마 ‘꽁 머니 카지노’는 오래전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서 세월호 참사까지, 국내 대형 사고를 다 다루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걸 직접 언급하지는 않는다. 그것을 그 사고가 아닌 다른 사고로 보여주되 여실히 그 사건들이라 암시하고 있으며 그 암시는 또한 수십 년, 십수 년이 지났다 해도 그 사고들의 트라우마는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음에 분노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치료와 치유, 위로는 자신 같은 웹툰 작가가 해야 하고, 드라마가 해야 하며, 혹여나 영화까지도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국가나 사회가, 거버넌스가 해내지 못할 때, 위정자들이 오히려 그 점을 더욱 더 방기하려 할 때 대중문화가 나서서 사람들에게 스스로 살려는 의지를 불어넣어 줘야 한다고 말한다. <꽁 머니 카지노는 판타지·공포·멜로 드라마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사회적 리얼리즘 계보의 작품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자, 이 드라마에 대한 얘기는 모두 다 풀어놓았다. 이 정도까지 얘기를 했음에도 드라마의 얼개를 짐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여, 극 중의 설현처럼 트렁크를 끌고 길을 떠나라. 그러지 않을 것이라면 주저 없이 TV 앞에 앉아 8부작 드라마 <꽁 머니 카지노를 정주행하기를 권한다.당신은 당신 딸을 사랑하는가. 그 딸의 딸을 알아보는가. 당신은 당신의 여자를, 당신의 남자를 사랑하는가. 상대를 위해서 당신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기이하게도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들의 죽음에 우리는 지난 세월, 무엇을 해왔는가. 강풀과 김희원, 모든 배우에게 찬사를 보낸다. 우리가 이제 이런 드라마까지 만들 수 있는 위치까지 와 있다. <꽁 머니 카지노의 재평가를 간곡히 원하는 바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