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 카지노 '145억원 증발 사건'…회수금 134억, 10억 행방 묘연
입력
수정
8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회수한 오만원권 현금 업 카지노원 가운데 54억원은 제주지역 모 은행 금고에 보관돼 있다. 나머지 80억원은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했다.업 카지노원은 2021년 1월부터 4년여간 은행에 보관돼 이자 수익은 5000여만원(금리 연 0.1%)에 그칠 전망이다. 26만8000장에 이르는 오만원권은 경찰의 압수물로 보관만 가능해 시중 금리 적용이 안 된다. 발생한 이자는 국고금 관리법에 따라 추후 국고로 귀속된다.
돈은 수사가 완전히 끝나야 주인을 찾게 될 전망이다. 랜딩업 카지노 운영사인 람정엔터테인먼트는 회삿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람정엔터테인먼트 본사 홍콩 랜딩인터내셔널의 종속회사인 골든하우스 벤처스는 이 중 128억원의 소유를 주장하며 검찰을 상대로 '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했지만 2023년 3월 최종 패소했다.대법원은 "골든하우스 벤처스가 128억원에 대한 제출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돈 전액의 소유자인지도 다툼이 있어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검찰이 압수물 환부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 돈의 자금 출처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거나, 정당한 돈이 아닐 경우 기소 이후 법원의 확정판결을 통해 국고로 환수할지 주인에게 돌려줄지 결정된다.
앞서 람정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1월4일 업 카지노 내 VIP 금고에 보관 중이던 회삿돈 한화 현금 145억6000만원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 이를 관리하던 중국계 말레이시아 국적의 임원 A(59·여)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그러나 A씨는 공범인 업 카지노 손님 모집 에이전트 업체 직원 중국인 B(37)씨와 이미 출국한 뒤였다.
경찰 수사 결과 업 카지노 내 다른 VIP 금고에서 81억5000만원을 발견한 데 이어 A씨가 거주했던 제주시 모처 등에서 현금 52억5000만원 등 134억원을 찾아내고 바로 제주지역 은행에 위탁 보관했다. 나머지 10억여원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A씨는 지난해 11월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두바이 현지에서 검거됐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는 지난 6일 열린 첫 재판에서 회사의 지시에 의한 일이었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A씨는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나 횡령 고의나 불법 의사는 없었다"며 "본사인 홍콩 랜딩인터내셔널 지시로 외국으로 돈을 옮기려고 했지만, B씨가 업 카지노여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면서 해외 도피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B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