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몰두한 카지노 꽁 실험 결과물 한 자리에 평면에 입체성, 부피감 부여한 독창적 기법 눈길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3월16일까지
카지노 꽁 '공심' 3부작 창문이 일렁이자 함께 있던 인물도 허상이 돼 사라진다. 제2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을 받은 작품으로 초현실주의적 화풍이 드러난다. 벽지에 아크릴릭. 갤러리현대 제공어느 분야나 빼어난 실력자들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는가 하면, 뒤늦게 재능을 꽃피우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기억되는 건 아니다. 예술도 마찬가지. 수많은 천재, 또는 기재들이 명멸하는 가운데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해낸 사람만이 오랜 세월 회자되기 마련이다.
여기 스물셋 젊은 미대생이 1971년 ‘공심(空心)’이라 이름 붙인 카지노 꽁 세 점이 있다. 창문 아래 한 여인이 누워 있는 평범한 그림인데, 점차 창이 일그러지더니 어느새 여인도 연기처럼 증발해버린다. 카지노 꽁의 출발점이 현실의 재현(再現)이란 점에서 이 그림은 완성에서 미완으로 향하는 그림이다. 초현실주의 기법이 돋보이는 이 시리즈에선 카지노 꽁의 본질을 허물고,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화가의 치열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생전 카지노 꽁가 작업하는 모습 아카이빙 이미지. 갤러리현대 제공신성희(1948–2009)는 이 삼부작으로 1971년 ‘제2회 한국미술대상전’ 특별상을 받았다. 김환기가 직전 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로 대상을 받아 잘 알려진 공모전이다. 촉망받는 작가로 인정받았지만, 그는 이후 주류를 벗어나는 행보를 보인다. 1960~1970년대 뜨겁게 달아 올랐던 실험미술에 뛰어드는 대신 회화에 몰두했다. 그렇다고 윗세대의 단색화를 추구하거나 아랫세대의 민중미술을 호응하지도 않았다. 신성희가 바라본 건 평면의 캔버스에 입체적인 공간을 구축해내는 ‘회화 너머의 카지노 꽁였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신성희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는 그의 40년 화업을 통해 독창적인 카지노 꽁를 완성한 과정을 살펴보는 귀한 전시다. 가장 독창적인 화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그의 데뷔작 ‘공심’ 시리즈가 처음 공개된 자리인 동시에 작가의 탈카지노 꽁적 방법론을 구체화한 ‘박음카지노 꽁(꾸띠아주)’, ‘엮음카지노 꽁(누아주)’를 한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현대 '꾸띠아주, 누아주'에 걸린 카지노 꽁의 '연속성의 마무리'. 갤러리현대 제공신성희의 작업세계는 크게 네 번의 변화를 겪는다. 1970년대 극사실 물성 카지노 꽁를 시도한 그는 1980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며 10여년 간 과감하고 다채로운 색채의 콜라주에 도전했다. 이 과정을 거쳐 착안한 작업이 바로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꾸띠아주(1993~1997)와 누아주(1997~2009) 시기다.꾸띠아주(Couturage)는 채색한 캔버스를 일정 크기의 띠로 잘라내고, 이를 다시 재봉틀로 이어 박는 박음질로 새로운 화면을 조성하는 기법을 뜻한다. 전시에 나온 ‘연속성의 마무리’가 가장 대표적인 꾸띠아주 작품이다. 작품은 작가가 파리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매료된 부서지는 빛의 파편을 옮겨놓은 듯하다. 두 개의 정밀한 추상 카지노 꽁를 재단하고 천의 솔기가 그대로 드러나게 박음질한 이 작품은 해체와 재조합이란 측면에서 찢은 캔버스 등을 이어 붙이는 콜라주보다 한 단계 진보한 기법이다.
카지노 꽁, 공간별곡, 1998, 캔버스에 아크릴릭, 오일, 1425 x 1265 x 7 cm. 갤러리현대 제공꾸띠아주가 입체적이라면 누아주(Nouage)는 새로운 공간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보다 눈길이 간다. 프랑스어로 ‘맺기’라는 뜻의 누아주는 잘라낸 캔버스 띠를 엮거나 꼬는 방식으로 틀에 묶어 마치 거미줄처럼 기하학적 입체 공간을 만드는 기법이다. 해체되고 엮거나 꼬이는 사건을 통해 캔버스는 3차원적 부피감을 가진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대형 작품 ‘공간별곡’이 가장 대표적인 누아주다.
이를 두고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2차원 카지노 꽁의 평면성을 파괴하고 화면에 3차원 입체감을 도입한 탈카지노 꽁적 방법론”이라며 “콜라주에 버금가는 카지노 꽁적 혁명”이라고 설명했다.
생전 카지노 꽁가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 추진하려 했던 작업의 프로토타입 이미지. 2009년 작고하며 실현되지 못했다. 갤러리현대 제공주류가 아니었던 탓에 국내 화단에선 크게 조명받지 못했지만, 그의 독창적인 카지노 꽁 실험은 현대미술의 중심인 파리 등 세계 화단에선 오랜 시간 회자되고 있다. 캔버스를 찢는 방식으로 ‘공간주의’ 경향을 창시해낸 이탈리아 거장 루치오 폰타나와 비교되는가 하면, 파리의 상징인 개선문에 프랑스 국기의 3색띠 조형물을 설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까지 추진할 정도였다.
이를 두고 피에르 깜봉 전 파리 기메박물관 수석 큐레이터는 “폰타나는 캔버스를 찢어 카지노 꽁의 죽음을 말하려 했지만, 신성희는 그 너머를 바라보려 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