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카지노 사태에 MBK 책임론 부상…"인수 후 자산 4조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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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능력 의구심…핵심온라인카지노 쪼개팔기·기술유출 우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는 2015년 영국 테스코에서 온라인카지노 지분 100%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한 후 20여 곳의 매장 등을 매각, 약 4조원을 확보했다. 2016회계연도(2016년3월~2017년2월)부터 2023회계연도(2023년3월~2024년2월)까지 유형자산과 매각예정자산, 투자부동산 등을 처분해 4조113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MBK가 인수 과정에서 약 5조원을 빌리는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탓에 10년간 점포 매각 등으로 빚을 갚고 배당을 받는 등으로 투자 원금 회수에 주력한 결과란 분석이다. 2020년 140개에 달하던 온라인카지노 매장은 지난해 말 126개로 줄었다.
온라인카지노는 지난달 말 신용평가회사가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회생을 통한 금융권 부채 조정을 결정했다. 온라인카지노 최대주주인 MBK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운전자금 확보에 빨간불이 켜지자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 서울회생법원은 4일 온라인카지노가 신청한 기업회생절차를 받아들여 이날부터 절차를 개시했다.
일각에서는 MBK가 뚜렷한 자구 노력을 하지 않고 기업회생 절차에 기댔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온라인카지노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고려아연 인수·합병(M&A)이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려아연 측에서는 김광일 MBK 부회장이 온라인카지노의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목하고 나섰다. 고려아연 측은 "김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라며 "(고려아연 인수 시) 핵심 자산 쪼개 팔기와 기술 유출, 또 이로 인한 심각한 산업 경쟁력 훼손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