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사이트 재개 코앞인데 뭐 담아야 하나요?"…개미들 '눈치싸움'

카지노사이트 빗장 풀린다…2700여개 全종목 대상
전문가들 "지수 타격 크지 않을 듯…외인 유입 호재"
향후 주도주 관측은 엇갈려
/사진=ChatGPT 4o
카지노사이트가 이달 말 재개되는 가운데 개미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주식들이 카지노사이트 타깃이 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카지노사이트 재개 자체가 지수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어느 업종·종목이 향후 주도주가 될지에 대해선 엇갈렸다.

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이달 말 주식시장 전체 종목 2700여 개 대상으로 역대 최장기간인 18개월간 금지됐던 카지노사이트가 재개된다. 카지노사이트 과열종목 지정제도도 재개 이후 약 한두 달간 운영한다. 중·소형주에 카지노사이트가 집중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대비하는 차원이다.증권가 전문가 사이에선 카지노사이트 재개가 국내 증시에 미칠 충격파는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재개 후 카지노사이트 상위 종목들이 3개월 뒤 하락했는지 살펴보면 그 변동폭은 코스피 성과에 달렸었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거나 이익이 나빠 카지노사이트가 집중됐더라도 지수가 오르는 상황에선 하락 종목 수 비율이 30%에 그쳤다. 반면 하락장에선 80~90%의 종목이 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카지노사이트 재개가 시장 방향성 자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수 급변동기와 달리, 당초 이번 카지노사이트 금지는 증시 제도 개선 필요에 의해 추진됐다. 때문에 재개를 앞둔 현재 국내 주식시장 상황은 밸류에이션 과잉도, 선현물 가격차로 판단하는 과잉도 없는 상황"이라며 "카지노사이트 재개는 지수보단 업종과 종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오히려 국내 증시로 다시 외국인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그간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순매도세 속 이들 지분율이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급을 회복시킬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율 상승은 코스피지수의 추세적 상승과 연결되는 만큼 수급 면에선 호재"라며 "다만 코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외국인 지분율보다는 주도업종의 이슈와 더 긴밀하다"고 설명했다.

카지노사이트 재개를 즈음해 어떤 업종과 종목을 담아야 할지에 대해선 증권가마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현대차증권은 단기적으로는 가치주가 성장주 대비 더 좋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으면서 현재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업종, 카지노사이트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증권사 조창민 연구원은 "결국 카지노사이트는 현재 가격보다 실제 가치가 낮을 것이란 믿음에 근거한 투자 판단"이라며 "펀더멘털 개선의 기대가 줄어들었지만 카지노사이트 금지기간 동안 주가가 많이 뛰었고, 카지노사이트 재개 전 대차잔고가 증가한 종목이 카지노사이트 대상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증시를 주도한 제조업종 주식들이 강세일 것이라고 봤다. 이은택 연구원은 "카지노사이트를 재개하더라도 결국 강한 주식은 계속 강하고 약한 주식은 다시 약해진다. 주도주가 크게 바뀌진 않을 전망"이라며 "제조업이 강한 국내 증시에서는 로봇과 우주·방산, 원전 등 제조업종이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러면서 "이들 제조업종 주식들이 카지노사이트의 타깃이 될 수도 있지만 주도주의 색깔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며 "단기 과열이 해소되는 조정을 지나고 나면 '숏커버'(카지노사이트한 주식을 다시 사는 것)도 동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