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카지노 바카라 점거 손해배상판결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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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3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2심은 노조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카지노 바카라점거 종료 후 추가 생산으로 부족 생산량이 만회됐다면 회사의 매출 감소도 없는 만큼 손실 만회를 위한 추가 생산이 있었는지를 면밀히 판단하라”는 취지로 2023년 6월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은 카지노 바카라점거 종료 이후 연장·휴일 근로로 회사의 추가 비용 발생 없이 부족 생산량이 회복됐다고 보고 노조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하지만 파기환송심 판결은 ‘증명책임 원칙’이라는 기본적 법리를 외면했다. 만회 생산이 있었다는 사실은 카지노 바카라행위자가 입증해야 하는 부분이다. 부족 생산량을 만회하기 위한 추가 생산이 없었음을 입증한 현대차와 달리 노조는 부족 생산량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만회됐는지, 연장근로나 휴일근로 등 추가 비용 발생은 없었는지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파기환송심은 노조의 일방적 주장을 수용했다. 만회 생산이 있었다거나 회사의 손해가 없었다는 주장을 입증할 사실이 없음에도 노조의 손을 들어주며 증명책임 원칙을 위반했다.
파기환송심은 또 회사의 고정비용 손실에 대해 노조의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하며 기업의 피해를 외면했다. 고정비용은 카지노 바카라점거가 벌어진 시간 동안 지출된 공과금과 보험료, 감가상각 등으로 회사가 사후에 회수할 수 있는 비용이 아니다. 따라서 카지노 바카라점거로 인한 조업 중단이 있었다면 예외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정비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파기환송심은 과거 형사재판 결과와 상충한다는 점에서도 논란거리다. 공장 카지노 바카라점거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2015년 7월 부산고법 형사재판에서 수차례 공장 점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럼에도 민사재판인 파기환송심에서 이들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법원은 지난달 13일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2012년 8월부터 12월까지 총 18차례 공장 생산시설을 카지노 바카라점거해 현대차가 손해를 청구한 또 다른 파기환송심 4건에서도 노조의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생산시설 카지노 바카라점거 행위를 저지른 노조에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거나 경감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는 것은 이미 확립된 책임법원리를 소홀하게 여기는 것이다. 공정하지도 않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도 없다. 법원은 법과 원칙에 따라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판결을 내려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