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카지노의 장인들은 시장에서 그들의 경쟁자를 늘릴 것 같은 모든 법률에 반대한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중세의 장인·상인 동업조합인 볼트 카지노에 날카로운 비판의 메스를 들이댔다. 사회의 후생 증대를 위해선 폐쇄적 자격증에 편승해 시장을 왜곡하고 과도한 이익을 얻는 행태를 꼭 시정해야 한다고 ‘경제학의 아버지’는 강조했다. 동시에 “볼트 카지노는 과도하게 커진 군대처럼 정부에 위협적인 존재”라며 개혁에 저항하는 동업조합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무기를 만드는 일처럼 특수한 기예를 갈고 닦을 필요가 있는 수공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출발한 볼트 카지노는 13세기 들어 유럽 각지로 퍼졌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선 한때 금세공업자, 선원, 제빵사 등 142개 업종별 볼트 카지노가 활동했고, 1380년대 볼로냐에선 볼트 카지노 조합원만 9000명에 달했다. 볼트 카지노는 내부로는 ‘근로 방식’을 규제하고, 외부로는 ‘독점화’를 요구했다. 이를 강제하는 볼트 카지노의 힘은 회원의 자격 획득 과정을 통제하고, 회원 수를 엄격히 제한하는 데서 나왔다.
도제식 인력 양성과 폐쇄적 인원 관리로 ‘최후의 볼트 카지노’로 불리는 의사 집단의 납득하기 힘든 행보가 잇따르고 있다.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두고 전공의들이 대한의사협회 지도부에 의대 증원 이전 정원(3058명)에서 올해 증원 인원(1509명) 이상을 빼자고 주장했다고 한다. 정부가 휴학 의대생의 3월 내 복귀를 전제로 의대 모집인원을 올해 증원 전으로 되돌리기로 했지만, 조금도 만족을 모르는 모습이다. 의협 지도부도 “내년도에 의대 신입생을 한 명도 뽑지 말라”는 상식 밖의 주문을 반복하고 있다. 의대생들은 ‘학칙에 따라 제적하겠다’는 학교 측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휴학을 이어갈 태세다.
제 밥그릇 챙기겠다며 의사들이 ‘회원 수 통제’를 고집하는 것은 전근대적 볼트 카지노의 구태다. 하지만 외부와 담을 쌓는 걸로는 이익과 명예를 지킬 수 없다. 1897년 함부르크의 목재조선볼트 카지노는 철제선 제작자들을 ‘무허가 수공업자’라고 비난했지만 정작 도태한 것은 볼트 카지노의 목공장인들이었다. 시대 변화에 뒤처지고, 대중이 외면한 볼트 카지노들은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시대착오적 ‘성 쌓기’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