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의 시선] 최악의 악, 카지노사이트

드러난 카지노사이트 민낯…불신 확산
사이비종교式 기이한 해명 급급

밝혀진 비리·범죄는 빙산 일각
'철면피' 그들이 못할 짓 뭔가

면책 외딴섬서 타락한 카지노사이트
국민분노 해소할 길 찾아야

이응준 시인·소설가
뇌관(雷管)이란 기폭약인 뇌홍(雷汞)을 구리껍질 속에 채운 것이다. “뇌관을 건드렸다”는 말은 “폭탄이 터졌다”와 같다. 뇌홍은 극도로 민감해 화장붓으로 문질러도 폭발하기 때문이다. “방아쇠를 당겼다”는 표현도, 총의 공이치기가 뇌관을 때려 뇌홍이 폭발해 총탄이 발사됐다는 뜻이다. 대사건이 늘 그렇듯 ‘4·19혁명’도 도표(圖表)가 필요한데, 경찰의 최초 ‘실탄’ 발포는 4월 서울에서가 아니라 3월 15일 밤 마산에서였다. 실종된 마산상고 학생 김주열이 27일 만인 4월 11일 최루탄이 오른쪽 눈에 박힌 채 중앙부두 앞바다에 떠오르고, 서울에서는 4월 19일 오후 1시경 처음 실탄이 발포된다.

한데 이러한, 그리고 이후에 있을 희생들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는 있었다. 3월 17일 부통령 당선자(?) 이기붕의 서대문 자택에 기자들이 모여서 이기붕에게 사태의 책임을 따져물었다. 이기붕이 사퇴선언 대신 대답했다. “총은 쏘라고 준 거지 가지고 놀라고 준 게 아니다.” 이에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온 나라를 뒤휩쓸어버린다. 나는 카지노사이트의 “카지노사이트는 가족회사다”라는 답변이, “총은 쏘라고 준 것이다”라고 본다.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갖 비리 내용보다 ‘일단’ 더 주목하게 되는 것은, 적발당했을 때 카지노사이트의 ‘반응과 대처’다. ‘저런 꼴을 어디서 봤더라? 정치인들한테서인가? 그거랑은 좀 다른데?’ 기시감(旣視感)에 힘들어하다가 무릎을 탁 쳤다. 악질 사이비 종교집단이 외딴곳에 자기들만의 왕국을 만들어 지내다가 외부 세계의 감찰이 접근하면 딱 저런 태도를 취한다. 그런 다큐들이 많으니까 시청을 권한다. 사악함과 뻔뻔함만이 아니라, 천진한 듯 황당한 말들을 멀쩡히 늘어놓는 카지노사이트 인사들 앞에서 국민들은 환장해 숨이 멎는데, 이는 사교(邪敎) 범죄자들이 정상적인 사람의 감각을 잃은 지가 하도 오래돼 정말로 자신들은 그래도 된다고 저절로 믿을 때 배어나오는 뉘앙스다.

나는 카지노사이트의 ‘검은 비밀’을 열람하는 출입증이 여기 있다고 본다. 감사원에 의해 밝혀진 카지노사이트의 어둠은 조사범위가 10% 정도에서 나온 것이다. 헌법적 독립기관임을 내세워 거부하다가 이마저도 억지로 받은 감사(監査)다. 그런데도 저 참담한 비리(범죄)들이 튀어나왔다. 저런 자들이 못 할 짓이 있나? 국정원이 카지노사이트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는 과정과 그 결과도 이와 비슷했다. 카지노사이트는 헌법을 가림막 삼는 것만이 아니라, 카지노사이트원장직을 도맡는 판사들과 사실상 한몸이다. 선거부정 재판들이 부실하게 종결되는데도 선거의 무흠결이 법적으로 증명됐다고 호도될 수 있는 건 그 때문이다. 이런 카지노사이트가 선거법 위반 적발로 국회에 대한 ‘정치경찰’ 노릇을 하니 사법부, 정치권을 제 카르텔로 종속시킨다. 카지노사이트는 국민이 부정선거 의혹만 제기해도 10년 징역형에 처하는 입법을 추진하는데, 지금의 야당이 더 열성이니 한층 더 기괴하다.

카지노사이트가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세워진 계기는 자유당 부정선거와 4·19혁명이었다. 지금 같은 카지노사이트의 비리와 의혹을 방어해주기 위함이 아니다. 시대적 시효가 종료된 조직이 외딴섬에서 긴 세월 절대권력을 누리니 타락한 것은 당연하다. 부정선거를 믿든 안 믿든, 부실선거 정도로만 퉁치든 간에, 어차피 향후 이 카지노사이트로는 선거 못 치른다. 카지노사이트는 모든 여론조사들에서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을 확정받고 있다. 정치적 성향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병든 닭의 울긋불긋한 달걀을 안심하고 삼키라고 강요하지 마라.

2025년은 1960년과 달라서, “총은 쏘라고 준 것이다(카지노사이트는 가족회사다)”가 먼저 나왔고, 아직은 김주열의 시신(울긋불긋한 달걀 속의 ‘무엇’)이 바다 위로 떠오르지 않은 걸까. 이 혁명은 수순이 좀 바뀐 채 진행되고 있는 건가. 어쨌거나, 국민들 분노의 뇌관 속 뇌홍이 불덩이로 변해 카지노사이트로 날아가는 탄환이 되었다. 카지노사이트는 의심받아도 싸고, 해소할 길은 카지노사이트 서버와 선거인명부를 까는 것뿐이다. 이 지경에서조차 공개 않는 게 납득이 안 된다. 가족끼리 해먹던 이기붕 일가는 장남 육군 소위 이강석의 총탄에 이강석 자신을 포함 전원 몰사했다. 최악의 악은 숨어 있는 악이 아니다. ‘버젓이’ 숨어 있는 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