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카지노 6년새 2배 늘었다”…‘오타쿠 성지’로 평가받는 이곳 [원종환의 ‘애니’웨이]

국내 유일 사설 카지노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
지난해 처음 월별 서비스 사설 카지노 3000개 넘겨
"서브컬처가 밈으로 탈바꿈해 흥행몰이 이어가"
사진=라프텔
"입소문으로 우연히 알게 된 일본 사설 카지노메이션 캐릭터들이 귀여워서 마니아가 됐죠."

게임 마니아인 대학원생 김성민 씨(26)는 3년 전 인기를 끈 일본 사설 카지노메이션 '스파이패밀리' 굿즈를 지금도 꾸준히 모은다. 그는 "인기 유튜버를 비롯해 주변에서도 이 사설 카지노메이션이 회자되다 보니 거부감 없이 접하게 됐다"며 "주변에서도 지인들과 디스코드를 하며 원신이나 붕괴 3rd 등의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 서브컬처가 예전처럼 '서브컬처'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유튜버들의 입소문을 타고 일본 사설 카지노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전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라프텔의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이른바 '오타쿠'로 불리는 기존 마니아층을 넘어 2030 세대들이 일본 사설 카지노메이션을 밈(meme)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다.

유료 결제 이용자만 28만명인 '라프텔'

28일 라프텔에 따르면 자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사설 카지노메이션은 지난달 기준 3533개다. 1759개에 달했던 2019년보다 약 2배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엔 처음으로 3000개를 넘겼다.

국내에서 사설 카지노메이션을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은 라프텔이 유일하다. 이외에 넷플릭스와 왓챠, 티빙 등이 일부 사설 카지노메이션을 보급하는 구조다. 불법적인 경로를 제외하고 폭넓게 사설 카지노메이션을 시청하길 원하는 소비자는 사실상 라프텔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사진=라프텔
이 같은 특징에 힘입어 라프텔 사용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DB) 서비스 혁신의숲에 따르면 라프텔의 유료 결제 이용자(Paying user)는 지난해 기준 약 28만명으로 추정된다. 약 17만명에 달한 2022년보다 64% 증가한 수치다. 현재 MAU(월간 활성 이용자)도 약 10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라프텔의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라프텔 매출은 344억원으로 전년 동기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손익도 24억원에서 51억원으로 약 2배가량 증가했다.

라프텔 관계자는 "지난해 싱가포르와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국내에서도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K웹툰 기반 오리지널 사설 카지노메이션을 통해 구독자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원영, 박지원도 따라한 'J사설 카지노 챌린지'

코로나19를 거치며 인기 유튜버를 중심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이 소비자에게 퍼진 점이 흥행의 뒷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활동이 제약된 상황에서 유튜버 방송도 실내에서 다룰 수 있는 사설 카지노가 만들어지는 측면이 있었다"며 "서브컬처에 대한 거부감이 여러 밈으로 탈바꿈한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023년 최애의 아이 챌린지에 참가한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 사진=SNS 갈무리.
인기 유튜버 침착맨(본명 이병건)이 지난해 만화 '최애의 아이'를 감상하는 사설 카지노를 업로드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 프로미스나인 멤버 박지원 등은 이 만화에 등장하는 춤을 따라 추는 '최애의아이 챌린지'를 해 SNS에서 화제를 끌기도 했다. 배구선수 김연경이 배구 애니메이션 '하이큐'를 보는 유튜브 영상은 누적 조회수 820만회를 달성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처가 주류로 거듭났다고 보기엔 시기상조인 측면은 있다"면서도 "소위 '오타쿠'들만 소비하던 사설 카지노에서 벗어나 소비층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