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룰렛업계 "영업비밀" vs 정부·유저 "완전히 공개해야"
'확률형 아이템' 두고 충돌
수출효자 'K-카지노 룰렛'의 기로
'확률형 아이템' 두고 충돌
수출효자 'K-카지노 룰렛'의 기로

이번 충돌이 더욱 격렬한 이유는 이번 개정안이 일부 개정안이 아닌 '전부' 개정안이기 때문이다. 바다이야기 사건 이후 제정된 2006년 카지노 룰렛법은 그동안 일부분의 수정이 있어왔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카지노 룰렛 산업의 급성장과 그에 맞는 법제화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카지노 룰렛 산업의 근간을 갈아 엎겠다고 하고 있다. 법안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안', '카지노 룰렛 광고 제한', '카지노 룰렛등급 분류시 카지노 룰렛 외적 내용도 고려' 등 카지노 룰렛산업 전반의 핵심적인 내용을 다룬다.
확률형 아이템의 '완전한 확률 공개'가 핵심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업계의 논란이 이어져온 '확률형 아이템'이다. 확률형아이템이란 카지노 룰렛내 로또복권과 같은 개념이다. 로또복권이 1등에서 5등 그리고 꽝이 있는것처럼, 카지노 룰렛에서 현금을 주고 '복권 상자(랜덤 박스)'를 사면 가치가 높은 1등 아이템부터 무가치한 꽝까지 나오게 된다.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 종류별 공급 확률 등을 표시하게 했다. 즉 1등에서 꽝까지의 상품이 몇 % 확률로 나오는지 등의 내용 공개를 법제화 하는 것이다. 처벌규정도 있다. 공개하지 않거나 거짓 공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그동안 이 부분을 두고 카지노 룰렛사와 유저 그리고 정부 사이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카지노 룰렛사는 몇년전 법제화를 피하기 위해 "우리가 자체적으로 규제하겠다"며 자율규제를 내놨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과 유저들은 확률 공개를 자율규제로 맡기다 보니 확률공개가 카지노 룰렛사 편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공개하더라도 우회적인 방법으로 '실질적'으로는 깜깜이 뽑기인 경우가 다수라고 유저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우회적인 방법의 사례는 이렇다. 카지노 룰렛내 유저들이 원하는 '한경 검' '한경 갑옷'이라는 아이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만들 수 있는 '한경검 제작서' '한경 갑옷 제작서'라는 아이템을 추가로 출시한다. 이때 카지노 룰렛사는 랜덤박스에서 제작서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은 공개하지만 정작 제작서에서 검이나 갑옷을 얻을 확률은 공개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는 유저들은 원하는 최종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알 수 없다.
마침 최근 카지노 룰렛업계의 대표주자인 넥슨이 확률조작, 확률 비공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넥슨의 대표카지노 룰렛인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에서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유저들이 증가하고 있다. 본사앞에 트럭을 몰고가 이른바 '트럭시위'를 하고, 청와대 청원이 1만명을 넘는 등 유저 반발이 거세다.

카지노 룰렛 광고 제한, 카지노 룰렛등급분류 강화 등도 이견
카지노 룰렛 광고의 제한, 카지노 룰렛 등급 분류의 강화 등을 놓고도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개정안은 '사행성조장 우려가 있는 경품 제공 내용의 광고,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물'을 금지하고 있다. 카지노 룰렛업계는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으로 '오인한다'는 이유만으로 규제 하는건 과하다는 입장이다.
카지노 룰렛 등급을 분류할때 카지노 룰렛 내용뿐 아니라 결제한도 등 카지노 룰렛의 운영방식도 포함하는 규정도 들어가있다. 쉽게 말해 지금까지는 카지노 룰렛에 등급을 매길때 카지노 룰렛의 컨텐츠가 '폭력적이냐' 등의 내용으로만 등급을 매겼지만, 법이 통과된다면 카지노 룰렛에 결제를 얼마냐 할 수 있냐 등 외적 요소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카지노 룰렛업계는 민감한 사전검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헌 의원은 카지노 룰렛법 개정안에 대해 "게이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뽑기 확률 공개 등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알 권리"라며 "업계가 이를 끝내 거부하고 법제화를 막는다면 우리 카지노 룰렛 산업의 미래는 없을 것이며, 국산 카지노 룰렛에 대한 인식이 나아질 기회는 다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