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불멸'…다우스고르가 펼쳐낸 덴마크 사운드[클래식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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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카지노, 4월30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덴마크 작곡가 닐센의 불멸' 공연
지휘자 다우스고르 통찰력 돋보여
작품이 생소한 탓에 긴장감 떨어지기도
덴마크 작곡가 닐센의 불멸' 공연
지휘자 다우스고르 통찰력 돋보여
작품이 생소한 탓에 긴장감 떨어지기도

국내에선 좀처럼 들어보기 힘든 덴마크 음악의 정취(情趣)를 맛볼 수 있는 자리였다. 격렬한 악상과 극적인 표현, 치밀한 구조 속에서 배어 나온 입체적인 연주는 마치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 것 같은 신선함과 덴마크 음악에 우리 카지노 호기심을 자극했다.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콘서트홀은 악단 단원들의 연습 소리로 가득 찼다. 연주 직전까지 전체 홀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맹연습하는 모습에서 랑고르의 교향곡 4번 ‘낙엽’이 한국에서 처음 올려지는 무대란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오후 5시가 되자 환한 미소를 머금고 무대에 오른 지휘자 다우스고르는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손을 들어 올렸다. 다우스고르는 긴장감을 유발하는 현악기의 트레몰로(한 음을 빠르게 되풀이하는 연주) 진행과 웅장한 울림, 강렬한 터치로 이뤄진 관악기의 진행을 긴밀하게 조율하면서 작품 특유의 변화무쌍한 악상을 살려냈다.
그러나 한계는 있었다. 악단조차 작품이 생소했던 탓인지 통일된 소리와 방향성보다는 악보에 명시된 내용을 충실히 수행하는 데 그친다는 인상을 남겼다. 각 악기군이 선율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일정하지 않았고, 파트별로 악상이 맞물리며 고조되는 에너지도 다소 모자란 느낌이었다.

초반에는 예열이 덜 된 듯 투박한 터치와 불분명한 음이 몇몇 들리긴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볼로딘은 유연한 손 움직임과 명료한 터치로 리스트의 오색찬란한 악상을 펼쳐냈다.
오케스트라와의 합도 좋은 편이었다. 악단이 지휘자의 지시와 협연자의 몸짓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전체적인 호흡에 안정감이 생겼다.
마지막 곡은 닐센의 교향곡 4번 ‘불멸’. 제1차 세계대전 중 작곡된 곡으로 ‘어떠한 힘으로도 멸할 수 없는 인간의 강인한 의지와 생명력’을 표현한 작품이다.

서로 멀리 떨어진 두 명의 팀파니스트가 교차로 악기를 내려치며 대결 구도를 만드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장우리 카지노 팀파니의 울림과 질주하는 현악기 선율, 명료한 관악기의 음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숨 막힐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이날 공연은 덴마크 음악에 우리 카지노 다우스고르의 깊은 통찰과 애정, 새로운 레퍼토리에 도전하는 KBS교향악단의 열정이 빚어낸 연주였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하지만 이 정도면 배고플 리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카지노이 앞으로 어떤 얘기들을 풀어낼지 궁금해졌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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