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도주, 성공하면 20억"…김봉현의 세 번째 카지노 칩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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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 꿈꾸던 김 전 카지노 칩
경비 허술한 틈 타 카지노 칩 계획 세워
남부지검 구치감 비밀번호까지 파악
조력인에 "감옥 나가면 20억 주겠다"
경비 허술한 틈 타 카지노 칩 계획 세워
남부지검 구치감 비밀번호까지 파악
조력인에 "감옥 나가면 20억 주겠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김 전 카지노 칩이 지난달 도주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를 도운 친누나 김모 씨(51)를 피구금자도주원조 혐의로 지난 3일 체포했다. 도주원조는 구금된 사람을 탈취하거나 도주하게 했을 때 성립하는 죄다.
김 전 카지노 칩은 검찰에 조사받으러 나갈 때 경비가 허술한 틈을 이용해 차량을 타고 탈주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탈주를 도와줄 외부 조력자를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전 카지노 칩의 누나가 당사자들에게 “탈주에 성공하면 20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대포폰 비용조로 1000만원을 전달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카지노 칩은 탈주를 위해 남부지검 구치감의 비밀번호까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탈주 계획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실행되지는 않았다. 지난 3일 긴급체포된 김 전 카지노 칩의 누나는 “동생의 도주 계획은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카지노 칩이 법정에 출석 때 탈주 계획을 세운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재판 중에는 김 전 카지노 칩이 수갑을 차지 않은 채 대기하고 법정을 지키는 경위가 한 명밖에 없다는 점을 이용해 도주하려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또 김 전 카지노 칩이 동원한 인력이 방청객으로 위장해 법정에서 소란을 피우고 이틈에 도주하는 계획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날 재판장은 재판 시작에 앞서 “피고인이 탈주하려 한다는 신빙성 있는 얘기가 있다”며 “법정에서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어 특별한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김 전 카지노 칩에게는 수갑을 찬 채로 재판을 받으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법정에 설치된 CCTV와 보안 관리인들이 몸에 착용한 캠코더로 김 전 카지노 칩을 촬영하라는 지시도 있었다.
김 전 카지노 칩은 앞서 두 번의 탈주 경험이 있다. 그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진 뒤인 2019년 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5개월간 도주했다. 그는 도피 자금 55억원을 캐리어 3개에 나눠 들고 도피하면서 밀항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
김 전 카지노 칩은 2020년 5월 240억원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법원은 1심 재판 중인 2021년 7월 위치추적 전자장치 착용(전자발찌) 등을 조건으로 김 전 카지노 칩을 보석으로 석방시켰다. 불구속 재판을 받던 김 전 카지노 칩은 1심 공판 당일인 지난해 11월 11일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김 전 카지노 칩은 도주 48일 만에 붙잡혔다. 그는 지난해 12월께 경기 화성시 한 아파트에서 검찰에 검거됐다. 검거 당시 9층 높이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탈주를 시도하며 소동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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