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컨테이너 안에 메이저카지노사이트 30만권…여기는 1세대 온라인 중고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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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서의 책이 머무는 집
예스24·알라딘 원조 '메이저카지노사이트책방'
윤동주도 못구한 '백석 초판 시집'부터
전국 학교 졸업앨범·LP 8만장 등 보유
이범순 대표 "책과 메이저카지노사이트 평생 안질려"
40년만에 은퇴 준비…책방 매물로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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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학교 졸업앨범·LP 8만장 등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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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은퇴 준비…책방 매물로 내놔

노끈으로 묶은 메이저카지노사이트 뭉치를 들고 문밖을 나서면서 백발의 손님은 이범순 고구마메이저카지노사이트방 대표에게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어요. 미술대 교수라는 그가 사간 책은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 과월호. 근현대 시기 이 잡지의 표지를 장식한 김환기, 장욱진, 천경자 등 당대의 ‘젊은 화가’들은 이제 거장의 반열에 올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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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봐서는 진가를 알아볼 수 없는 게 메이저카지노사이트과 닮았어요.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저 낡은 종이지만 심미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보물이 되는 게 메이저카지노사이트이니까요.
건물 문을 열고 들어서면 메이저카지노사이트 특유의 냄새가 훅 끼쳐옵니다. 그리고 30만 권이 넘는 메이저카지노사이트이 2층까지 들어선 압도적 풍경을 마주하게 되죠. 1950년대 반공 만화책부터 지금은 절판된 과거 잡지들, 시집 초판까지 없는 책이 없어요. 인기곡 ‘미인’이 수록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을 비롯해 LP도 8만 장 넘게 꽂혀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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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10명이 넘는 직원과 함께 일한 이 대표는 이제 홀로 메이저카지노사이트를 운영 중입니다. 일흔에 가까운 그는 올초 메이저카지노사이트 사이트에 공지사항을 띄웠습니다.
“저는 메이저카지노사이트책방을 40년 정도 운영해온 이범순이라고 합니다. 제가 은퇴를 하려고 결심해서 책방을 매매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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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시인이 정지용 시인에게 직접 사인해 선물한 시집이었는데, 이후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이 밤새 졸라서 어쩔 수 없이 팔기도 했어요.”
책을 팔려는 사람만 많고, 사려는 사람은 예전만 못하다고 말하는 그는 여전히 메이저카지노사이트을 매입해 사이트에 올립니다. 혼자 운영이 힘들어 신규 가입을 막아놨는데도 단골들의 주문, 비회원 주문 등이 이어져요. 이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책들이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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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딸이 메이저카지노사이트방을 물려받고 싶다고 1년간 같이 일했는데, ‘자신이 없다’고 포기했어요. 책방을 매입하겠다는 사람에게는 한동안 노하우를 전수해줄 생각입니다.”
그런데 왜 이 공간의 이름은 ‘고구마’일까요. “고구마는 서민적이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줍니다. 책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메이저카지노사이트방은 사람들에게 영혼의 허기를 달래주는 장소였지요.” 이 대표는 “지금도 아침을 고구마로 먹을 정도로 평생 안 질리는 게 고구마, 그리고 책”이라며 웃었어요.
그가 40년간 책의 곁을 지키는 동안 사람들이 책을 대하는 태도는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책을 귀하게 읽느라 표지를 달력이나 잡지로 감싸 보호하는 경우가 많았죠. 요즘은 마치 일회용품처럼 짧게 소비되는 책이 늘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길을 나서는데, 건물 벽에 붙어 있는 낙엽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는 “매입한 메이저카지노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했는데, 그 마음이 너무 좋아서 붙여뒀다”고 했어요. 이름 모를 누군가가 낙엽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를 한 자 한 자 적은 뒤 코팅해둔 것이죠. 직접 지은 시였을까요? 올가을 낙엽이 질 때쯤, 우리 곁엔 어떤 책이 있을까요?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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