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탠 카지노' 송중기의 홍사빈 구하기 [영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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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 카지노'은 네덜란드의 음역어이자 재앙과 난리 또는 재변에 의한 세상의 어지러움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영화는 이 모든 것을 두루 담는다. 희망도 없는 동네에서 태어나 자라는 동안 폭력적인 아버지와 이를 방관하는 어머니로 인해 돈을 모아 네덜란드로 떠나는 것이 유일한 삶의 목표가 된 18살 연규(홍사빈 분)와 그에게서 자신의 과거를 보는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분)의 진흙탕 같은 현실이 러닝타임 내내 펼쳐진다.

친아버지에게는 버림받고, 새아버지에게는 몸에 멍이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반복적으로 맞지만, 그런데도 연규는 선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 중국집 사장이 "한 그릇만 시키냐"며 담뱃재를 털어 넣은 짜장면을 배달하면서 "먹지 말라"고 하고, 생일인 아이를 위해 자신이 갖고 있던 열쇠고리를 기꺼이 내준다. 중국집에서 퇴근할 땐 문 앞에 묶인 강아지를 쓰다듬어 주고, 불필요한 희생은 피하려 노력한다. 심지어 새아버지의 폭력에 방관하는 어머니까지 이해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인다. 연규가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할 때 하얀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그를 옹호하는 것도 이런 따뜻한 마음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느와르 장르에 '신세계'와 '아수라', '헌트' 등을 선보인 사나이픽처스가 제작을 맡았지만 화려한 액션은 등장하지 않는다. 찐득하고, 거칠고, 쾌쾌함마저 느껴진다. 송중기는 '탠 카지노'의 이런 부분에 반해 출연료도 받지 않고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배우로서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그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그가 보여주고 싶었을 것으로 보이는 거칠고 남성적인 이미지도 확실하게 그려진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초청됐다. 탠 카지노 첫 칸 입성작이다. 러닝타임 124분. 15세 이상 관람가.
한 줄 평: 영화제 초청 영화의 작품성과 대중성의 괴리, 여기에서 봐요.
김소연 탠 카지노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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