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1997).
'무제'(1997).
정강자(1942~2017)는 지난 1년간 가장 극적으로 재조명을 받은 작가다. 1960년대 국내 최초로 누드 퍼포먼스를 벌이며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을 때만 해도 그는 미술계 최고의 카지노 한국인;이슈 메이커’였다. 하지만 쏟아지는 비난과 조롱을 피해 10여년간 해외로 이주했다. 미술계는 그를 금세 잊었고, 1980년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타계할 때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갔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반전이 찾아온 건 올해 국립현대미술관과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이 카지노 한국인;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시를 개최하면서다. 관객들이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으로 꼽은 작품이 바로 정강자의 설치작품 카지노 한국인;키스 미’. 한국 실험미술에 대한 재평가 바람과 여성 작가들이 조명되는 최근 세계 미술계의 분위기가 겹치면서 그는 순식간에 다시 카지노 한국인;핫한 작가’가 됐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주요 여성 작가를 기리는 카지노 한국인;모던 우먼’ 섹션에 정강자가 유일한 아시아인 참여 작가로 선정됐던 것도 이런 맥락 덕분이다.
'유한한 인생'(2000).
'유한한 인생'(2000).
서울 원서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카지노 한국인;정강자: 나를 다시 부른 것은 원시였다’는 그의 작품세계를 재평가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 전시에는 정강자가 1995년부터 2010년까지 제작한 회화 40점이 나왔다.

지하 1층과 1층에는 정강자의 1990년대 작품들이 걸려 있다. 작가가 중남미와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남태평양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받은 영감을 투영한 그림들이다. 카지노 한국인;뜨개질로 우주를’(1996),카지노 한국인;거미’(1995), 카지노 한국인;무제’(1997) 등 이국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화풍의 작품들이 눈에 띈다. 반면 3~4층의 2000년대 작품들에서는 만물을 반원이라는 모양으로 설명하려 시도했던 기하학적 실험의 흔적이 눈에 띈다. 카지노 한국인;숲 속을 부유하는 여인’(2010)이 대표적이다.
'연인'(2006).
'연인'(2006).
'연못 위의 모자'(2007).
'연못 위의 모자'(2007).
전문가들이 꼽는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화풍이다. 지하 1층에 걸린 그의 1990년대 카지노 한국인들과 4층의 2010년 카지노 한국인들의 분위기가 전혀 다른 게 단적인 예다. 같은 시기에 그렸지만 마치 서로 다른 작가가 그린 것처럼 딴판인 그림들도 있다. 화풍이 다양한 만큼 카지노 한국인 수준이 다소 들쭉날쭉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미술평론가는 “세련된 선구자적 카지노 한국인이 있는 반면 기술적인 완성도가 아쉬운 그림도 있다”고 평했다.

역설적으로 이런 사실 덕분에 느낄 수 있는 감동도 있다. “비록 미완으로 끝나더라도 죽는 날까지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했던 작가답게, 주목받고 인정받지 못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했던 한 인간의 기록이라는 점에서다. 전시는 12월 30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