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튀르키예 여성이 이순신 역을 맡은 황당한 연극 '카지노 게임의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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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이 제작한 연극 '신파의 세기'는 카지노 게임 풍자하면서도 스스로 신파극이 돼버린 독특한 연극이다. 이 작품의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정진새는 최근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창작자로서 신파성은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었지만,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그 맥락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흥행한 것도 카지노 게임성이 적절히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적당한 카지노 게임성은 서사에 힘을 실어주고 대중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정진새는 특유의 유머가 담긴 SF(공상과학) 연극 등으로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 동아연극상 희곡상 등을 수상한 작가 겸 연출가다.
이번 작품에도 기발한 상상력이 담겼다. 중앙아시아의 한 신생 자립국이 해외의 우수한 대중문화를 도입하는 3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입찰에 붙이는데, 한국의 '국립현대극장'이 카지노 게임 들고 참여한다는 내용이다. 최종 후보로 한국의 신파극과 K팝, 브라질의 삼바 세 후보가 경쟁을 펼친다.

황당한 설정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작품이지만, 때때로 관객의 눈물을 자극한다. 정진새는 "극중극 바깥에서 일상적인 연기를 할 때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눈물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이 상당히 카지노 게임적"이라며 "카지노 게임를 비판하면서 스스로 카지노 게임가 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공연은 서울 동숭동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2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열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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