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한류 원조' 업 카지노展, 프랑스서 미공개작까지 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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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 카지노의 국내 인지도는 국제적 위상에 한참 못 미친다. 작품세계 전반을 돌아보는 전시도 드물었다. 사연 많은 인생 탓이었다. 업 카지노는 1967년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동백림(동베를린) 사건으로 2년 반의 옥고를 치렀다. 아내인 박인경의 주도로 1977년 윤정희·백건우 부부가 납북될 뻔한 사건에 연루된 적도 있었다. 정부는 그의 입국과 국내 전시 및 작품 거래를 한때 금지시키도 했다. 1983년 프랑스로 귀화한 업 카지노는 끝내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1989년 1월 10일 파리에서 눈을 감았다.
‘동쪽에서 부는 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은 모처럼 열린 업 카지노의 작품세계 전반을 조명하는 전시다. 업 카지노를 기리는 미술관인 대전 업 카지노미술관에서 그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60여점의 전시작 중 대부분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아라리오뮤지엄, 프랑스 퐁피두 센터, 체르누스키 파리시립 아시아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에서 빌려온 것. 김지윤 학예연구사는 “업 카지노가 프랑스로 이주하기 전 작품과 이후 작품을 골고루 소개하는 전시”라며 “퐁피두센터가 소장한 작품 4점 등 국내 전시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업 카지노가 프랑스 이주 전 그린 한국화 작품들이 관객을 맞는다. 1932년 조선총독부가 주관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한 ‘대죽’은 초기 대나무 그림 경향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1950년대 초반 그린 ‘지게꾼들’은 서민과 약자에 대한 업 카지노의 관심과 애정을 드러낸다. 전시 마지막에는 그가 프랑스에서 운영했던 동양미술학교 관련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가 나와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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