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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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칩 가입자가 늘면서 지난해 국내 카지노 칩 적립액이 3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불경기 속에 회생·파산이나 요양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카지노 칩을 중도 인출하는 인원이 1만명에 달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2년 카지노 칩 통계’를 보면 작년 카지노 칩 적립액은 335조원으로 전년(295조원) 대비 13.7% 증가했다. 2005년 카지노 칩 도입 이후 17년만에 300조원대를 넘어섰다.

카지노 칩 도입 사업장과 근로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도입 사업장은 43만6000개로 전년 대비 2.7%, 가입근로자는 694만8000명으로 1.6% 증가했다. 카지노 칩 가입률(53.2%)이 0.1%포인트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가입률은 2015년 48.2%에서 점진적으로 오르는 추세다.

제도유형별로 보면 확정급여형(DB)이 57.3%를 차지해 0.7%포인트 비중이 낮아졌다. 확정기여형(DC)은 24.9%로 0.7%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개인형 카지노 칩(IRP)은 17.4%로 1.4%포인트 높아졌다.

운용방식별로 보면 원리금보장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85.4%로 2.3%포인트 높아졌다. 원리금보장형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원리금보장형은 예·적금, 국채 등 원리금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투자된다. 금리 인상 여파로 주식 시장이 침체하고,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퇴직금을 운용하려는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카지노 칩을 깬 중도인출자는 4만9811명으로 전년(5만4716명)대비 9% 감소했다. 중도인출자가 4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2016년(4만901명) 이후 6년 만이다. 중도인출자가 감소한 주요 원인은 주택구입 목적으로 중도에 인출한 이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택구입 목적 중도인출자는 2만3225명으로 전년 대비 22%(6540명) 줄었다.

반면 장기요양을 중도인출 이유로 든 인원은 2416명으로 전년 대비 6%, 회생절차 이유는 7264명으로 3.3%가 늘어났다. 파산 선고를 이유로 든 131명까지 포함하면 9811명으로 1만명에 육박한다.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주거 목적의 중도인출 수요는 줄었지만, 생계 유지를 위해 연금을 깨는 이들은 늘어난 셈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