닦고 바르고 다시 닦고 바른다… 카지노 입플 배우는 관조와 인내의 미니멀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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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근 개인전 '카지노 입플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
서울 삼청동 초이앤초이갤러리
서울 삼청동 초이앤초이갤러리


서울 삼청동 초이앤초이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원근의 개인전에선 이처럼 여러 겹의 색을 입히고 지워내는 과정을 반복해 그린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하나의 색을 사용한 그림부터 체크무늬, 원형 패턴 등 형태는 여러 갈래다. 전원근 작가는 "그동안의 작품 시도를 총망라한 전시"라며 "오랜 시간 축적하고 덜어내는 과정 자체가 예술의 일부"라고 말했다.

전시의 제목은 '카지노 입플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로, 공들여 가꿔야 하는 그의 작품 세계를 상징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평범하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아크릴 물감을 물에 묽게 풀어 넓적한 붓으로 칠한 게 전부다. "저의 작품들은 화려한 메시지를 자랑하지 않아요. 화분에 물을 주듯 캔버스에 물감을 더하는 과정을 반복할 뿐이죠."

모든 작품의 제목은 '무제'다. 그림을 바라보는 관객의 감상을 특정한 틀에 한정 짓지 않겠다는 의도에서다. 자기 입장을 말로 설명하지 않는 카지노 입플처럼, 미니멀리즘적 형식인 그의 작품들은 감상자의 감정 상태나 과거 경험에 따라 해석의 여지를 열어둔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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