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소설? 누군가 읽다 만 '돈카지노 쪽박걸'를 끝까지 읽을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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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소심이의 참견

갑진년, 나의 첫 소설은 ‘돈카지노 쪽박걸’.

책방에서 매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서점에 들어서자 마자 잘 보이는 곳에 있는 약 900페이지의 양장본 ‘돈카지노 쪽박걸1,2’가 반짝 눈에 띈다. 1권은 손때가 묻어 있고, 페이지 중간중간 파손된 부분도 있었지만, 2권은 첫 장을 넘기지도 않은 듯 퀄리티가 훌륭하다. 누군가 야심 차게 구입하거나 선물 받았다가 그 끝을 보지 못한 듯하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책을 소개하는 수식어가 호화롭다. “1915년 육당 최남선이 국내에 처음 소개”. “스페인 왕립한림원 400주년 기념판 완역”. “돈카지노 쪽박걸 삽화의 최고봉 ‘귀스타브 도레’의 작품 80여 점 수록’ 여기에 스페인 왕립한림원 원장과 세르반테스 문화원 원장의 추천사, 가격감정서, 오류검증서, 승인서, 특허장까지 읽고 난 후에야 이야기의 처음을 만날 수 있다. 소설 작품이라기 보다는 마치 고증이 완료된 역사서를 읽는 듯한 인증과 기록은 이 이야기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돈카지노 쪽박걸’는 총 2부작으로 1605년에 발표되었으며, 후편은 1615년 발표되었다. 세르반테스는 그 이듬해인 1616년에 사망했다. 이날 구입한 ‘돈카지노 쪽박걸’ 는 2004년 세르반테스 탄생 400주년 기념판본을 번역한 책으로 옮긴이 박철 박사는 스페인 왕립한림원 종신회원으로 아시아권의 대표적인 세르반테스 연구학자로 활동하였으며, 스페인 정부 문화훈장 기사장, 이사벨 여왕 대십자훈장을 수훈하였고, 헝가리와 폴란드 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세르반테스와 그의 작품 돈카지노 쪽박걸에 진심인 분이니 더욱 기대가 된다.
이러한 무수한 기록들은 ‘돈카지노 쪽박걸’가 한 기사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어낸 재미있는 이야기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갖게 했다. 사명감으로 소설을 읽을 필요는 없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치 훈장을 받은 듯 명예로울 것 같은 느낌 적인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라만차 마을에 살고 있는 하층 귀족 ‘알론소 키하노’는 당시 유행하던 기사도 소설에 심취해 편력기사가 되기로 한다. 기사가 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마치 기사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돈 카지노 쪽박걸 데 라만차(Don은 존칭의 의미로 정식으로 표기할 때는 ‘돈 카지노 쪽박걸’로 써야 한단다)’로 명명하고 그의 애마 ‘로시난테’ 그리고 엉뚱하지만 순진한 ‘산초 판사’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기사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여인을 품고 있는데 그에게는 ‘둘시네아 델 토보소’가 그 주인공이다. (역시 돈카지노 쪽박걸가 그려 낸 가상의 여인이지만)
주변 사람들을 너무나 피곤하게 하는 민폐 주인공인 돈카지노 쪽박걸와 그런 그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하는 산초의 환상 케미. 그리고 그들이 여행을 통해 스스로 인생을 깨닫고,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특히 그들의 여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 소설은 다채롭고 즐겁다.
노벨문학상의 본거지 스웨덴의 작가 연맹이 지난 2002년 전 세계 100명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역사상 가장 훌륭한 소설 100편을 선정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그 결과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작품이 바로 오늘 이야기 한 ‘돈카지노 쪽박걸’다. 작가들의 작가가 쓴 걸작. 너무 익숙해 마치 이미 읽어 다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바로 그 이야기를 오늘부터 만나보자.
단, 한번에 다 읽겠다는 욕심은 내려놓고 시작하자. 생각보다 훨씬 긴 이야기다.
*<참고
세계 100명의 작가가 뽑은 훌륭한 카지노 쪽박걸 2위는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위는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다.)
1권 재치있는 시골귀족 돈카지노 쪽박걸 데 라만차
2권 재치있는 기사 돈카지노 쪽박걸 데 라만차
마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 박철 옮김 /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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