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년간 실종됐던 카지노 꽁 머니 '마지막 여인'…유럽 경매 최고가 찍을까
19세기 말 문화 혁명가이자 오스트리아 빈의 모더니즘을 이끈 예술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황금의 화가’ 구스타프 카지노 꽁 머니(사진). 카지노 꽁 머니 연구자들 사이엔 지난 100년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있었다. 25장의 흑백 스케치로만 남아 있는 한 여인의 초상이었다.

클림트 말년의 유작이자 화려한 색을 입혀 완성한 ‘리제르 양의 초상’(Portrait of Frulein Lieser, 1917)은 세상에 딱 한 번 보여졌다. 1926년 5월 오스트리아 노이에갤러리에서의 전시회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클림트가 뇌졸중으로 갑작스레 사망한 지 8년 후 잠시 전시회에 나온 뒤로 카지노 꽁 머니의 행방은 묘연했다. 빈 미술계는 ‘영원히 사라진 것’으로 간주했다. 1918년 클림트가 사망한 뒤 오스트리아는 나치 정권의 탄압과 전쟁으로 암울한 시기를 보냈고, 다수의 클림트 카지노 꽁 머니이 해외로 반출·훼손되거나 경매에 부쳐졌기 때문이다.

100년간 사라졌던 리제르 양의 초상이 25일 빈의 경매회사 임 킨스키에서 공개됐다. 오는 4월 24일 경매를 앞두고 소수의 컬렉터와 일부 미디어에 선공개한 것. 이 카지노 꽁 머니이 공개되자 오스트리아는 물론 유럽 전역이 들썩였다. 이유는 두 가지다. 당연히 해외 반출됐을 것으로 생각했던 카지노 꽁 머니을 오스트리아의 한 가문이 소유하고 있었다는 점, 지난해에 이어 클림트의 카지노 꽁 머니이 또다시 유럽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깰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지난해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부채를 든 여인’(Lady with a Fan)이 1억800만달러(약 1440억원)에 팔리며 유럽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점을 감안하면 이 카지노 꽁 머니의 추정가는 최소 1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100년의 미스터리…카지노 꽁 머니 속 여인은 누구?

리제르 양의 카지노 꽁 머니(Portrait of Frulein Lieser, 1917)  Auction house im Kinsky GmbH, Vienna.
리제르 양의 초상(Portrait of Frulein Lieser, 1917) Auction house im Kinsky GmbH, Vienna.
이 카지노 꽁 머니의 제목 중 ‘프로일라인’은 오스트리아어로 ‘젊은 숙녀’라는 뜻이다. 실제 모델인 리제르는 오스트리아-헝가리 군주제를 대표하던 한 기업가 가문의 여인이었다. 카지노 꽁 머니을 의뢰한 이는 리제르 가문의 유명한 예술 후원자로 ‘릴리’라 불리던 여성. 오스트리아 최초의 기계식 섬유·방직 공장을 운영하던 리제르 가문의 릴리는 ‘빈의 뮤즈’이자 클림트의 첫사랑이기도 한 알마 말러의 친구였다. 초상화 속 ‘리제르’는 릴리 리제르의 두 딸(헬레나, 애니) 중 한 명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카지노 꽁 머니을 그릴 당시 모델의 나이가 스무 살도 채 안 됐다는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클림트의 출판물 기록에는 초상화 주인공의 실명 대신 ‘the sitter’(앉아 있는 사람) 정도로 돼 있다.

빈 부유층의 딸을 그린 이 카지노 꽁 머니은 100년간 어디에 있었을까. 1926년 클림트 회고전을 마친 뒤 이 카지노 꽁 머니은 리제르 가문 소유의 한 별장에 걸려 있었다. 먼 친척으로부터 2년 전 카지노 꽁 머니을 물려받은 현 소유자는 “기억하건대, 1965년부터 그 집의 거실에 걸려 있었다”고 했다. 경매에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학계와 평단, 클림트 카지노 꽁 머니의 소유자 등이 연구와 협의를 거쳐 리제르 가문의 법적 후계자와 합의하며 지난해 10월 23일 오스트리아 연방 기념물 당국으로부터 카지노 꽁 머니 수출에 대한 허가증을 발급받았다.

“카지노 꽁 머니의 불후의 명작” 평가받는 이유

  Auction house im Kinsky GmbH, Vienna.
Auction house im Kinsky GmbH, Vienna.
클림트는 완벽주의에 가까운 화가였다. 당대 가장 잘나가는 초상화가였지만, 그에게 의뢰하면 언제 카지노 꽁 머니이 완성될지 알 수 없었다. 리제르 양의 초상 역시 1917년 4~5월에 모델이 된 여인이 9회에 걸쳐 그의 스튜디오를 찾아갔다는 기록이 있다.

중요한 건 이 카지노 꽁 머니엔 클림트의 사인이 없다. 초상화를 완성할 때 배경을 가장 마지막에 완성하는 클림트의 특성상 전문가들은 “리제르 양의 초상은 미완성”이라고 보고 있다. 머리, 얼굴, 손 등은 완벽하게 완성돼 있지만 그가 서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배경을 좀 더 정교하게 처리하고 싶었던 뜻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

이 카지노 꽁 머니을 위해 그린 25장의 스케치는 보면 앉은 자세, 옆으로 돌려 앉은 자세 등 다양한 포즈와 구도로 습작한 것을 알 수 있다. 공예와 장식미술에도 심취해 있던 클림트는 이 초상화에서 섬세하고 대담한 선을 사용해 부드럽게 흐르는 윤곽선을 만들어 전신에 걸쳐 리듬감 넘치는 윤곽을 그려냈다. 정면을 바라보는 포즈의 3/4 초상화는 당시 다른 초상화에서도 보기 힘든 구도다. 위쪽 가장자리에서 약간 떨어져 비석처럼 솟아오른 인물은 전면에 똑바로 배치돼 거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배경은 반짝이는 붉은색으로, 얼굴의 뺨 역시 붉게 물들여 눈가와 머리칼의 푸른 색조와 대비되는 보색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화려한 붉은 오렌지색 배경과 어깨에 두른 숄의 푸른 색상은 클림트의 후기 카지노 꽁 머니이나 초기 작품에서 아주 보기 드문 색상이다. 또 이 여인이 입고 있는 옅은 녹색의 드레스 역시 기존 클림트의 팔레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색이다. 초상화 속 얼굴 특징은 아주 자세히 묘사돼 있다. 눈썹이 우아하게 구부러진 모양, 입술의 관능적인 형태와 눈동자의 반짝이는 모습 등은 1910년대 그가 천착했던 여인들의 초상화(아말리에 주커칸들, 유지니아 프리마베시 등)의 그것도 닮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