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누가 주인이지?"…동굴 같은 어둠 속 '말 그림'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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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엔 샴보 개인전 'Prism Prison'
카지노 칩 서울에서 3월 9일까지
인물 없는 종교화, 토막난 동물 조각 등
억압에 '길들지 않은' 동물의 자유 표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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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에 '길들지 않은' 동물의 자유 표현해

하지만 작품은 기존 이콘화와 결정적인 부분에서 다르다. 인물이나 휘장, 안장 등 인간의 흔적이 온데간데없다. 주인 없는 말 한 마리가 덩그러니 서 있을 뿐이다. 플라톤의 동굴에서 처음 빛을 마주한 사람처럼, 그림을 본 관객은 낯선 광경에 당황할 만하다. 화면 속 말이 이렇게 외치는 듯하다. '자, 이제 누가 주인이지?'

전시 제목은 'Prism Prison'. 빛의 궤적을 뜻하는 '프리즘(Prism)'과 개인 또는 사회 집단의 감금을 상징하는 '감옥(Prison)'을 연결한 말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어둠 속의 관객은 손전등 빛을 비추는 순간 동물의 신체를 기존 인간중심적 내러티브에서 해방한다"며 "궁극적으론 우리 모두를 구속하는 제약과 통제에 대해 성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샴보의 작품은 자유와 통제, 주체와 객체 등 상반되는 주제 사이 긴장감을 부각한다. 특히 2층의 '언테임드(Untamed)' 연작에선 인간을 숭배하기 위해 제작된 기존 이콘화의 이미지를 뒤틀었다. 작가가 동유럽 곳곳에서 수집한 200~300여년 전 이콘화를 변형한 결과다. 화면에 등장하는 동물의 몸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지웠다. 액자를 동일하지 않은 높낮이로 배치함으로써 인간한테 길들지 않은 동물이 뛰노는 모습을 극적으로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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