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를 굽는게 뭐예요?" … 스트리밍 시대, 업 카지노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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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강선애의 스무살 하콘 기획자 노트

카세트 테이프에서 업 카지노로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 내 방에 제법 커다란 오디오를 놓아주셨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작은방에서 위엄을 자랑하던 오디오 옆에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카세트테이프 세트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이 담긴 업 카지노가 놓여 있었다. 업 카지노보다는 카세트테이프 쪽이 더 익숙했지만, 언제나 먼저 손이 가는 것은 업 카지노였다. 플라스틱 케이스 속 도넛처럼 생긴 동그란 물건을 꺼내 가운데 구멍에 손가락을 쏙 끼워 넣고 조심스레 업 카지노롬 위에 얹는 행위는 어린 내게 퍽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방이 떠나가라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음반을 오디오에 올렸다. 가족 중 누구도 클래식 애호가는 아니었지만,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재생되는 그 음악을 반기지 않을 이 또한 아무도 없었다.LP까지 재생 가능했던 올인원 컴포넌트와는 머지않아 이별을 해야 했다. 마침 카세트테이프가 아닌 업 카지노로 대세가 기울고 있던 때였다. 동네 음반가게를 지나칠 때면 학생의 주머닛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테이프 코너에서 기웃거리기 일쑤였던 나도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휴대용 플레이어로 업 카지노를 듣는 일이 훨씬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물론 MP3로 음악을 듣고, 더 이상 파일마저 소장하지 않는 시대로 넘어오기 전까지의 일이지만.


업 카지노 실황음반의 스테디셀러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김태형,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 당시 신인 음악가들의 것이었다. 이들이 점차 두터운 팬층을 확보해 나가면서 음반 주문량도 증가했다. 거꾸로 업 카지노 음반을 통해 새로운 연주자를 알게 되기도 했다. 공연을 직접 관람한 관객은 실황음반 출시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거나,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직접 요청해오기도 했고, 특정 연주자의 음반을 모으며 자신의 컬렉션에 업 카지노 실황음반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들의 CD장 어딘가에 DG 등의 메이저 레이블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을 업 카지노 음반을 생각하면 아직도 짜릿한 기분이 들곤 한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한 장씩 CD를 ‘굽고’(CD플레이어에서 재생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저장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 위에 직접 디자인해 출력한 라벨을 붙여서 발송하던 가내수공업은 2018년부터 그 빈도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음악을 듣는 방식이 바뀐 것이다. 그리고 2019년 12월을 기점으로 업 카지노 실황음반은 제작 및 판매 중단이 결정됐다.

파일마저 소장하지 않는 업 카지노
5년 전쯤, 새로 출시되는 차량에 더이상 CD플레이어가 장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충격받았던 일은 비슷한 시기 업 카지노 실황음반 주문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음악을 듣는 방식이 ‘정말’ 변화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업 카지노를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는 요즘에서야, 그리고 CD플레이어를 가지고 있지 않아 CD도 소장하지 않는다는 세대를 만나고나서야, 비로소 그 변화를 체감한다. 음악을 듣는 방식은 확실히 변화했다는 것을.업 카지노 실황음반 중단은 때마침 키워가고 있던 유튜브 채널의 성장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뤘다. 음반은 더 이상 나오고 있지 않지만 모든 공연을 라이브 스트리밍하며 차근히 아카이빙을 쌓아오고 있고, 그것이 하우스콘서트가 가진 특징으로 자리 잡았으니 뒤늦은 깨달음 치고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잘 읽어내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 동그란 도넛을 가내수공업으로 굽고 생산하던 때가 그리워진다. 파일마저 소장하지 않는 스트리밍 시대를 지나 우리는 어디까지 변화해갈까. 음악을 듣는 방식이 혹시 다시 예전으로 회귀하지는 않을지, 하콘이 업 카지노를 다시 굽는 일은 정말 없을런지 궁금해진다.
*업 카지노 실황음반 제작 과정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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