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돈 좀 벌어보려다가…" 기막힌 업 카지노에 2억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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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카지노 작성하면 돈 돌려 준다더니"
'폰지사기'로 쌓은 네이버 평점
'폰지사기'로 쌓은 네이버 평점

네이버의 한 온라인 쇼핑몰엔 수십~수백개의 업 카지노와 평점 5.0점 만점을 받은 상품 수십 개가 올라와 있었다. 이 같은 업 카지노들은 모두 최근 몇개월 내 허위로 조작된 업 카지노들이었다.
네이버 업 카지노를 조작하는 알바에 가담하다가 많게는 수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다수 발생했다. 제품 업 카지노를 허위로 작성해주면 알바에게 구매금액과 업 카지노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는데 판매자가 알바들의 구매대금으로 다음 사람의 업 카지노비를 주는 식으로 돌려막기 하다가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돌려막기'로 지급된 업 카지노비

김 씨는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930㎡ 규모의 L 카페를 소비자들에게 일정 기간 대여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웨딩, 환갑이나 돌잔치 장소 등으로 활용했다. 소비자들은 이용 목적에 따라 50만원~200만원의 대여료를 지급했다.
지난해부턴 해당 카페의 온라인상 홍보를 위해 업 카지노 알바를 구했다. 피해자 장모 씨는 “김 씨는 네이버 업 카지노를 허위로 작성해주면 결제 금액에 따라 5000원~4만원까지 업 카지노비를 선지급해줬다”고 했다. 이후 네이버 정책에 따라 구매 확정 기간이 지나면 ‘가구매(가짜 구매)’로 지불했던 알바의 원금도 다시 돌려줬다.
하지만 김 씨는 지난해 말부터 업 카지노 알바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현재 피해자들은 작게는 몇십만원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돌려받지 못했다. 피해자 이모 씨는 “용돈을 벌 수 있단 생각에 네이버 아이디 10여개를 동원해 업 카지노를 작성했다”며 “피해 금액이 8000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김 씨는 동반 성장기업협회의 사무총장으로 있었던 인물이다. 김 씨는 L 카페의 공간대여 외에도 곶감 등을 판매하는 W 업체의 스마트스토어를 열어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다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소비자는 업 카지노 보고 물건 사는데"... 알고보니 전부 '가짜'
업계에선 이를 두고 ‘빈 박스 마케팅’이 교묘히 진화한 형태라고 입을 모았다. 빈 박스 마케팅이란 플랫폼과 배송사가 박스 내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물품을 포함하지 않은 빈 박스만 보낸 후 업 카지노를 허위로 조작하는 식의 마케팅이다.김 씨는 물리적인 공간을 이용하는 공간대여 사업 특성상 물건을 안 보내도 되는 점을 악용해 이러한 업 카지노 조작을 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플랫폼에서 제품의 '상위노출 작업'은 공공연한 관행처럼 잡혀 있다. 하루에도 수백~수천개의 경쟁 상품이 올라와 상위 노출 작업을 하지 않으면 온라인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마케팅업 관계자는 "플랫폼이나 택배 회사가 물건이 실제로 배송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가짜 구매자가 업 카지노를 조작해도 알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바꿔 판매자들의 부정행위를 차단하려 하지만 일부 업체 등은 검색 엔진의 틈새를 찾아내 '창과 방패의 대결'이 계속되고 있다”며 “플랫폼 외부에서 작당하고 업 카지노 조작 알바 구하면 사실상 이런 부분을 제재할 수 없어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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