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석유화학공장 폭발탠 카지노를 두고 여천NCC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탠 카지노가 발생한 지 2년1개월 만에 무혐의로 수사가 종결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은 최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석유화학공장 폭발탠 카지노 사건과 관련해 여천NCC 대표 두 명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지 않고 수사를 종결했다. 이와 별개로 여천NCC 공장 대표와 하청업체 대표 등 주요 현장 관리 책임자들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탠 카지노는 2022년 2월 11일 여수국가산업단지 내에 있는 여천NCC 3공장에서 작업자들이 대형 밀폐용기 형태인 열 교환기의 성능을 확인하는 시험 가동을 하다가 발생했다. 폭발로 1t짜리 덮개가 떨어져 나가 작업자들을 덮치면서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 2주 만에 발생한 대형 탠 카지노였다. 여천NCC는 이 일로 지난 2년여간 수차례 압수수색을 받고 관계자들이 50여 차례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등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수사팀은 여천NCC가 중대재해법이 요구하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했다고 판단해 대표들을 재판에 넘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중대재해법 시행 전인 2021년부터 외부 컨설팅을 받으며 안전관리체계를 정비해왔다. 중대재해법 위반죄가 성립되려면 법에서 요구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아 탠 카지노가 일어나고, 탠 카지노 발생 가능성이 예견됐음에도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점이 입증돼야 한다.

법조계와 산업계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검찰이 중대재해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사례가 나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울산지방검찰청 형사5부는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온산공장 폭발탠 카지노와 관련해 에쓰오일의 정유생산본부장 등 13명을 산업안전보건법 및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했다. 당시 최고경영자(CEO)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CSO)는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에어컨 수리기사 추락사가 발생한 LG전자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지난해 8월), 전북 전주공장에서 끼임 탠 카지노로 근로자가 사망한 현대자동차(지난해 11월) 등도 중대재해법 위반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