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중국 포털과 매체에서 긍정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지난 22일 충남 당진시장을 방문한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대중 외교를 비판하며 “양안 문제에 왜 우리가 개입하냐, 왜 중국에 집적거리냐’며 “그냥 ‘셰셰(謝謝·고맙다)’,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한 말을 두고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이 후보의 발언 내용에 힘을 싣는 보도를 내놨다. “카지노 꽁머니 지급 최대 야당 대표가 정부의 대중국 외교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왜 중국을 도발하는지, 대만 문제와 카지노 꽁머니 지급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또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미국 등 서방에 편향된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며 “윤 대통령의 중국을 향한 부적절한 발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외교 악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이 대표가 경고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서도 화제가 됐다. 26일 이 대표의 ‘셰셰’ 발언이 담긴 게시물은 인기 검색어 2위에 올랐다. 여기에는 ‘카지노 꽁머니 지급에서 단 하나뿐인 현명한 사람’ 등 우호적인 댓글 2만여 개가 달렸다. 지난해 9월 이 대표가 단식 투쟁을 벌였을 땐 관련 영상이 담긴 소셜미디어에 ‘이재명은 빛(明)’ 같은 댓글이 여러 개 달리기도 했다. 한·미·일 결속을 강화하는 윤 대통령의 대척점에 있는 이 대표를 중국 언론과 소셜미디어가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엔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외교부 국장급인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우리 정부에 대한 불만을 잠자코 듣기만 해 ‘굴욕 회동’ 논란을 낳기도 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 대표의 ‘셰셰’ 발언이 적절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강준영 카지노 꽁머니 지급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국가 정치 지도자가 부적절한 표현으로 중국 언론에 카지노 꽁머니 지급 정부를 비난하기 위한 일종의 ‘빌미’를 준 셈”이라며 “한·중관계를 표현하는 방식이 잘못됐고, 중국 언론은 ‘찬스’를 잡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양안관계가 우리나라와 관련 없다는 인식도 전체적인 국제 정세를 고려하면 매우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