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연합카지노 칩
사진=AP연합뉴스
중국 증시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중국 빅테크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잇따라 카지노 칩를 사들이고 있다. 중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부실 여파로 지난해부터 중국 주식이 폭락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카지노 칩를 매입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은 지난달 31일 마감된 회계연도에 미국과 홍콩 증시에서 보통주의 5.1%에 해당하는 125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 기술기업이 카지노 칩를 매입한 규모 중 가장 클 전망이다.

또 알리바바는 1분기에만 48억달러어치 카지노 칩를 매입했는데, 이는 분기별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다. 카지노 칩 매입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 상승 재료로 꼽힌다. 알리바바의 주가는 지난 1년간 25% 이상 하락했다.

알리바바의 카지노 칩 매입 움직임은 중국 규제 당국이 시장 신뢰를 안정시키기 위해 상장사들에게 카지노 칩 매입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 증시는 2021년 정점을 찍은 이후 오랜 침체를 겪고 있으며, 상하이 선전 홍콩 증시에 약 4조5000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증발했다.

SPI자산관리의 매니징파트너인 스테판 이네스는 "알리바바의 카지노 칩 매입 결정은 미래 전망에 대한 자신감과 알리바바 주식 가치에 대한 경영진의 믿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알리바바 주가의 장기적인 상승 여부는 거시적인 시장 상황,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자 심리 등 다양한 요인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는 카지노 칩 매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바 있다. 지난 2월에는 2027년 3월까지 250억달러에 달하는 카지노 칩 추가 매입 계획을 승인했다.

중국의 또다른 기술 기업인 텐센트도 지난해 카지노 칩 매입에 490억홍콩달러(약 63억달러)를 썼는데, 이 지난 10년간 지출한 금액보다 많다. 텐센트는 올해 카지노 칩 매입 규모를 1000억홍콩달러(약128달러) 이상으로 최소 2배 이상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텐센트의 주가는 지난 1년간 20% 하락했다.

메이탄, 콰이쇼우, 샤오미 등 다른 중국 기업들도 지난해 카지노 칩 매입을 늘리고 있다. 중국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홍콩에 상장된 기업들이 지난해 카지노 칩 매입에 지출한 금액은 총 1260억홍콩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텐센트 비중이 약 40%에 달한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