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최후를 예상한 바닷우리 카지노의 집게발 공격 … 윌리엄 스트럿의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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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이용재의 맛있는 미술관

어떤 작품과 음식에 대해 이야기할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엑스 (옛 트위터)에서 이 그림을 보았다. 처음에는 일종의 밈이나 AI 생성 이미지는 아닐까 의심했다. 화풍도 매체도 사실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정황이 그렇게 보였다. 바닷우리 카지노가 개의 앞발을 물고 있는 그림 속 상황이 실제로 벌어졌던 것인지, 아니면 작가의 상상력의 산물인지 확신이 잘 가지 않았다. 그래서 실존 작품인가 잠시 의심했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와 보자. 바닷우리 카지노에게 물려 있는 강아지가 안타까워 감정이 이입되려고 하는 가운데 제목을 알고 나면 피식, 실소가 삐져나온다. 그래서 제목이 뭐냐고? 바로 <환대 (A Warm Response)이다. 아니, 사실은 강아지와 바닷우리 카지노가 서로 악수라도 나누고 있는 상황인 걸까? 안녕하세요, 강아지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바닷우리 카지노입니다.

이게 다 그림 속 바닷우리 카지노가 실하게 잘 자라서 벌어진 비극이다. 요즘도 최고 기온이 섭씨 이십 도를 넘겨 전주곡을 울리는 가운데, 이제 곧 다가올 제철 여름까지 자란 놈 같다. 국내에는 캐나다산 바닷우리 카지노가 들어오는데 살이 꽉 찬 5, 6월에 금어기를 풀었다가 7월에 다시 어장 문을 닫는다. 그런 가운데 갑각류다 보니 바닷우리 카지노는 게마냥 수율, 즉 껍데기에서 발라낸 살의 비율이 엄청나게 낮아 20퍼센트 수준이다.

그림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강아지를 하필 백구로 고른 작가의 안목에도 감탄하게 된다. 공격하는 바닷우리 카지노의 검은색과 흑백 대비가 잘 되다 보니 상황이 한층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림을 잘 보면 강아지와 바닷우리 카지노의 옆에 있는 또 다른 바닷우리 카지노는 빨갛다. 추측할 수 있듯 이미 익어서 그렇다. 우리 카지노가 생전에 흡수한 아스타잔틴 (astaxantin)이라는 카로티노이드계 색소가 열에 의해 방출되면 빨개진다.
빨개서 이미 죽었음이 밝혀진 바닷우리 카지노 한 놈은 배를 까뒤집고 자빠져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살아 있는 검은 놈은 맹렬하게 강아지의 앞발을 물고 있다. 곧 자신도 빨개질 운명을 알고 마지막으로 몸부림을 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강아지보다 몸집이 훨씬 크지만 최후를 예상한 바닷우리 카지노의 집게발 공격은 아주 거칠 수 있다. 따라서 먹는다면 판매처에 아예 조리까지 부탁하는 편이 낫다. 집에서는 일이 매우 번거로워질 수 있다. /이용재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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