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업 카지노'…동네 중고거래 관심"
“해외에는 업 카지노처럼 동네에 진심인 서비스가 별로 없었어요. 북미와 일본에서도 ‘하이퍼 로컬’(지역 집중) 전략이 통하기 시작한 이유죠.”

황도연 업 카지노마켓 공동대표(사진)는 21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지난해 업 카지노의 캐나다·일본 이용자가 세 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업 카지노은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에서 다른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하던 2019년 11월 KARROT(캐럿)이라는 이름으로 영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사업모델은 지역 기반 중고품 거래 플랫폼으로 한국과 같았다.

당시만 해도 업 카지노의 해외 진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했다. 국내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영국에 이어 캐나다(2020년 9월) 미국(2020년 10월) 일본(2021년 2월) 등 4개 국가를 동시에 공략했기 때문이다. 보통은 첫 번째 해외 진출 국가에서 성과가 나온 후 다른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한다.
"해외서도 '업 카지노'…동네 중고거래 관심"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업 카지노은 지난달 캐나다의 앱 장터 무료 소셜 부문(구글 기준)에서 5위까지 올랐다. 글로벌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앞질렀다. 황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많이 배우고 서비스를 고도화한 경험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업 카지노은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 해외에선 생소한 이용자 평점 ‘매너 온도’ 제도를 ‘캐럿 스코어’로 바꿨다.

이용자 간 거래가 가능한 거리도 다르다. 서울과 도쿄에선 최소 1㎞와 최대 10㎞다. 인구 밀도가 낮은 미국과 캐나다는 이를 2~50㎞로 확대했다. 황 대표는 “해외 시장은 성공까지 오래 걸리겠지만 끈질기게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본사 기준 첫 흑자 달성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 동력을 더했다. 업 카지노 본사는 지난해 매출 1276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을 올렸다. 1년 전 영업손실 464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499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지역 광고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지역 광고를 이용하는 동네 가게가 지난해 80만 곳을 넘어섰다.

업 카지노이 광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은 1900만 명이 넘는 월간활성이용자(MAU)다. 황 대표는 “작년에만 수백 건의 신규 서비스를 실험했고, 지금도 30여 건의 새로운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와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끊임없이 업 카지노을 개선했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매출과 영업이익보다 이용자 재방문율과 만족도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업 카지노은 지난해 숏폼 서비스 업 카지노스토리, 동네 주요 정보를 취합한 동네 백과, 동네 모임 서비스 등을 도입했다. 황 대표는 “지역성이 강하고 지역 주민 간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와 기능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업 카지노은 올해도 신사업 투자를 확대한다. 구인·구직 플랫폼, 중고차와 부동산 매매 중개 등에서 지역 기반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글=김주완/고은이 기자

사진=강은구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