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가정집 카지노 꽁돈 같은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소름이…
내년 1월이면 이사를 간다. 새로운 집이 될 카지노 꽁돈 내려다보며 우리는 지칠 줄도 모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큰 방과 작은 방이 있는데, 작은 방은 무슨 용도로 쓰면 좋을까? 서재? 옷방? 큰 방에는 침대를 둬야 할까, 두지 말아야 할까? 침대 대신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잔다면 많이 불편할까? 대신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을 텐데. 선반도 하나 더 둘 수 있고. 소파는 살까 말까? 소파를 두면 거실이 꽉 차 버리는 것 아니야?

이런 대화 가운데 놓인 평면도는 더 이상 납작하지 않다. 나의 머릿속에서도 너의 머릿속에서도 우리는 평면도 위에 벽을 세우고 침대를 놓았다 빼 보고 책꽂이를 이쪽 벽에 붙였다 저쪽 벽에 붙였다 한다. 평면도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상상의 장치다. 누구나 카지노 꽁돈 입체로 만들고 그 안에 많은 것들을 채워 넣을 수 있다. 단지 그것을 내려다보는 행위만으로도.

<카지노 꽁돈 집의 저자 우케쓰는 일본의 호러·오컬트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그는 공포소설 <카지노 꽁돈 집의 바탕이 되었던 영상이 1000만뷰를 돌파하는 등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일본의 부동산 미스터리 등의 제목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되었다. 소설로 만들어진 <카지노 꽁돈 집은 3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우케쓰 저, 김은모 역 『카지노 꽁돈 집』 /출처: 예스24
우케쓰 저, 김은모 역 『카지노 꽁돈 집』 /출처: 예스24
<이상한 집은 제목 그대로 이상한 집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을 펼치자마자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이것은 어느 집의 카지노 꽁돈다."

다음 장을 넘기면 한 주택의 1층과 2층의 카지노 꽁돈가 수록돼 있다. 이런 안내의 말과 함께.

“당신은 이 집의 카지노 꽁돈 점을 알겠는가. 아마 얼핏 봐서는 아주 흔한 가정집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주의 깊게 구석구석 살펴보면, 집 안 여기저기에서 기묘한 위화감이 느껴지리라.”

화자는 독자들에게 1층과 2층의 카지노 꽁돈 가만히 들여다볼 것을 제안한다. 그러면 위화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를 것이라고. 2층의 아이 방은 지나치게 고립돼 있고 1층의 욕실 오른편에는 왜 있는지 모를 폐쇄된 공간이 존재한다. 화자의 제안대로 두 장의 카지노 꽁돈 겹쳐 보니 마침내 평범한 가정집이라기엔 이상한 구석들이 고개를 내민다. 우리는 화자가 카지노 꽁돈 두고 벽을 세우고 숨겨진 통로를 만들고 그것을 또다시 무너트리는 기이한 추론들을 따라가며 함께 그 안으로 진입한다.

진실은 결코 한 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쪽에서 한 발짝 더 내디디면 겨우 한 조각을 더 내어 주는 식으로 진상은 서서히 밝혀진다. 그 과정의 긴박함은 누구에게나 단순히 소설을 읽어 내는 행위 이상으로 생생할 텐데, 그것은 이 공포 소설가가 카지노 꽁돈 소설로의 입장문이자 내내 전개를 도와줄 장치로 선택한 덕분일 테다.
이토 준지 『불쾌한 구멍』 /출처: 예스24
이토 준지 『불쾌한 구멍』 /출처: 예스24
공포 만화가 이토 준지의 작법서 <불쾌한 구멍(시공사, 2023)의 커버에 왜인지 소름이 돋는 구멍이 뽕뽕 뚫려 있는 것이나, 본문 페이지 오른쪽 하단에 서서히 바람이 빠져 가는 인간 얼굴 풍선의 플립 북 이미지를 수록해 둔 것처럼, ‘보통의 책’과는 조금 달라 보일 수 있는 요소를 섞거나 첨가한 책이 그 의도가 적중하였을 때 독자는 내용이 주는 즐거움 이상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책의 내용과 형식, 형태가 한곳을 향해 함께 달려가 마침내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의 쾌감. 만드는 사람 역시 그랬을 것만 같은 즐거움의 전이. (<불쾌한 구멍의 경우 작가에 대한 이해와 이미지가 주는 소름 끼침이 독자를 번갈아 자극한다.)

나는 우케쓰의 책에서 이야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된 평면도라는 장치가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든든한 조력자처럼 있어 주어 좋았다. 이사 갈 집의 카지노 꽁돈 바라보며 아직 눈앞에 없는 집을 그려 보던 익숙한 연상법을 나는 <이상한 집에도 어렵지 않게 적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연상법은 내게 그랬듯,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쉬운 진입로가 되어 줄 것이다.

어느새 카지노 꽁돈가 아닌 입체 디오라마가 된 집 안, 한밤에 수상한 인물이 고요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보인다. 손에 무기처럼 보이는 기다란 물건을 쥐고 감춰진 문 안으로 들어가는 그…….

이쯤 되니 바라는 것은 하나. 이사 갈 집의 카지노 꽁돈에서 기묘한 공간을 발견하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럼 그로부터 끝없는 의심과 끔찍한 상상이 피어날 테고, 이사를 기다리는 마음이 하루아침에 영 달라지고 말 것이다.

정기현 민음사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