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카지노 꽁 머니이나 초상화를 그리지 않습니다. 셀피(Selfie, 자기 자신(Self)과 지소형 명사 접미사(ie)를 조합한 신조어로 한국에서는 셀프카메라를 줄여 ‘셀카’라고 부릅니다)가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비를 한 개 이상 지니고 다니는 시대에 ‘셀피’는 세대와 국가를 초월하는 문화 현상이 됐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요청이 아니고는 좀처럼 셀피를 촬영하지 않는 아저씨입니다만 자신의 정체성을 한껏 드러내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이 움직임에 대해 특별한 거부감은 없습니다. 카지노 꽁 머니과 거울을 향한 상념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스스로 카지노 꽁 머니이 된 사람

옛 정취를 간직한 서울 정동길 중간의 회전교차로를 지나 서울시립미술관의 상설전시관에 가면 언제든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천경자 화백의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천경자 화백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여인을 그려냈는데, 사실상 작가 스스로를 투영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으니 우리는 작품을 감상하며 카지노 꽁 머니을 보는 것처럼 느끼곤 합니다.
천경자 <꽃무리 속의 여인 alt=, 1960년대 천경자 여성 인물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 / 그림출처. 서울시립미술관">
천경자 <꽃무리 속의 여인, 1960년대 천경자 여성 인물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 / 그림출처. 서울시립미술관
‘거울’과 ‘카지노 꽁 머니’이라는 이미지를 추구했던 천경자 화백은 이름에도 거울이 들어있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작품 하단의 서명 가운데 글자 ‘경(鏡)’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름에 거울이 들어 있다니’ 하고 말입니다. 양가(兩家) 어머니와 아내의 이름에도 ‘경’이 포함되지만, 그 뜻이 거울인 경우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니 ‘천옥자(千玉子)’라는 이름을 선생이 스스로 바꿔 ‘천경자(千鏡子)’가 된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거울이 된 천경자 화백 외에도 우리가 잘 아는 예술가들은 참 카지노 꽁 머니을 즐겨 그렸습니다. 사진이 발명되기 전에는 물론이고, 기술 발전이 이뤄져 실물보다 더 실물처럼 보이는 결과물을 얻게 된 이후에도 일부로 애써 카지노 꽁 머니을 그리거나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키려 했기 때문이죠.
천경자 화백 / 사진. 카지노 꽁 머니DB
천경자 화백 / 사진. 카지노 꽁 머니DB
카지노 꽁 머니을 그리는 화가

경기도 양주에도 카지노 꽁 머니으로 유명한 예술가를 기념하는 미술관이 있습니다. 장욱진 화백을 기리는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입니다. 장욱진 화백은 ‘길 위의 카지노 꽁 머니’이라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한국전쟁 시기 피란길에 그려졌다는 이 작품에는 전쟁의 폭력성이나 아픔 대신 목가적 풍경 속에서 유유히 걷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작품을 향한 해석이 다양해 무엇이 정확한 의도인지 쉽게 알 수 없지만, 그저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카지노 꽁 머니이니 잊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카지노 꽁 머니을 그린 화가’라고 하면 자연스레 장욱진 화백을 떠올리게 되는 것인가 봅니다.
장욱진 <자화상 alt=, 1951 / 그림출처. 현대화랑">
장욱진 <카지노 꽁 머니, 1951 / 그림출처. 현대화랑
빈센트 반 고흐는 평생 수십 개의 카지노 꽁 머니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형을 아꼈던 동생 테오는 자신의 아들에게도 그 위대한 이름을 그대로 부여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어반복(同語反復)된 것처럼 동일한 이름이 마치 ‘거울’과 ‘카지노 꽁 머니’ 그 자체 같습니다.

어느 날, 별이 빛나는 밤에 거울처럼 별을 반사한 강(江)의 모습마저 빈센트 반 고흐의 카지노 꽁 머니처럼 다가옵니다. 처절한 마음을 담았던 프리다 칼로, 100여 점 이상의 카지노 꽁 머니을 남겼던 렘브란트도 우리가 “카지노 꽁 머니”하고 소리 내어 말(發話)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름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 <자화상 alt=, 1889, 파리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소장 / 그림. ©Etablissement public des musées d'Orsay et de l'Orangerie">
빈센트 반 고흐 <카지노 꽁 머니, 1889, 파리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소장 / 그림. ©Etablissement public des musées d'Orsay et de l'Orangerie
내 마음에 비친 음악

사카모토 류이치의 ‘카지노 꽁 머니(Self-portrait)’은 노랫말이 없는 연주곡으로 작곡됐습니다. 음반 <음악도감(音樂圖鑑)에 수록된 이 곡은 나중에 발매된 음반 <1996에서 어쿼스틱 악기로도 편곡됐는데, 그 이름의 힘 때문인지 들을 때마다 카지노 꽁 머니과 거울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이 곡은 한 시대 전에 떠나간 민족시인 윤동주를 우리 곁에 다시 불러냅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카지노 꽁 머니(Self-portrait)’ / 사진. ©김현호
사카모토 류이치의 ‘카지노 꽁 머니(Self-portrait)’ / 사진. ©김현호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 속에는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이 있고, ‘카지노 꽁 머니’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으니 음악을 들으면 윤동주 시인이 자연스레 생각납니다. 훗날 사카모토 류이치는 일본 제국주의 권력이 저질렀던 폭력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에, 그의 카지노 꽁 머니은 윤동주 시인의 카지노 꽁 머니에 닿을 수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 1942 / 사진출처.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 & 구글 아트 앤 컬처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 1942 / 사진출처.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 & 구글 아트 앤 컬처
요절한 천재 작곡가 유재하 선생의 노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도 거울과 카지노 꽁 머니을 떠오르게 하는 음악입니다. 물론 노랫말에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만, 특유의 담백한 음성과 흉내 낼 수 없는 가락이 거울처럼 빛납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다 보면 거울 속의 나, 카지노 꽁 머니(비록 실재하는 카지노 꽁 머니이 없지만) 같은 이미지가 연신 생각납니다.

에스토니아 출신의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Arvo Pärt)의 ‘슈피겔 임 슈피겔(Spiegel im Spiegel, 거울 속의 거울)’은 무려 거울을 두 번이나 반복한 제목의 음악입니다. 반복적인 선율이 천천히 중첩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요. 윤동주 시인과 사카모토 류이치 선생도 이 음악을 듣게 된다면 각자 푸근한 마음으로 카지노 꽁 머니을 상상했을 것 같습니다.

동어반복의 미학

카지노 꽁 머니과 거울은 실재를 반사하거나 예술적 가치를 담아 빚어낸 것으로, 마치 동어반복된 문장 같습니다. 소설가 김훈 선생처럼 위대한 작가들 중에는 글 속의 동어반복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조금씩 변주하며 반복되는 문장과 주제가 일정한 리듬감을 부여하니 반가움마저 생깁니다.

풀벌레 소리가 한창인 계절에 위대한 예술가 윤동주·유재하·천경자·장욱진부터 사카모토 류이치·아르보 패르트·빈센트 반 고흐, 이런 이국 예술가들의 이름을 되뇌어봅니다. 비록 각각의 이름은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저에게는 모두가 동어반복입니다. 바로 카지노 꽁 머니과 거울처럼 말입니다.
청평사의 연못에 비친 하늘 / 사진. ©김현호
청평사의 연못에 비친 하늘 / 사진. ©김현호
김현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