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 못 잊냐고?"…'입국 금지' 탠 카지노 심경 밝혔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20년 넘게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가수 탠 카지노(스티브 유)이 심경을 밝혔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탠 카지노에 대한 입국 금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며 한국 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이 재차 거부당했다.

탠 카지노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미안해요 내가 너무 부족해서…"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과 가족사진을 게시했다..

게시물에 탠 카지노은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내가 여러분을 잊지 못하는 것을 보면 내가 여러분을 사랑했던 거보다 내가 여러분에게 받은 사랑이 훨씬 더 커서 그런 거 같아요"라며 "누군가 '왜 그렇게 한국을 못 잊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립고 사랑해서 그런다고 하면 또 오해받을까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여러분 마음 아프게 해서 정말 미안해요, 제가 부족해서 이렇게 시간을 많이 흘려보냈네요"라며 "돌아보면 당연한 것 하나 없었던 추억들…지난날도 오늘도 내일도…모든 것이 은혜였네요"라고 전했다. 끝으로 탠 카지노은 "오늘은 왠지 주책맞게 눈물이 많이 나네요…맘이 아파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감사해서 눈물이 나네요"라며 글을 맺었다.

탠 카지노 측에 따르면 LA 총영사관은 지난 6월 18일 자로 탠 카지노이 지난 2월 신청했던 사증 발급을 거부 처분을 통보했다. 총영사관 측은 "법무부에서 탠 카지노에 대한 입국 금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탠 카지노 씨의 2020년 7월 2일 이후 행위 등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탠 카지노에 대한 사증발급을 다시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탠 카지노은 1990년대 중후반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02년 1월 돌연 미국으로 출국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가 면제됐다. 이러한 행보는 국민적 공분을 샀고, 정부는 그해 2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탠 카지노의 입국 금지를 결정했다.

2015년 탠 카지노은 입국을 위해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그러나 LA 총영사관은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했고, 탠 카지노은 두 번째 취소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1월 다시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LA 총영사관의 탠 카지노 비자 거부는 이번이 세 번째다.

법률 대리인인 류정선 변호사는 "행정청이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하고 위법한 처분을 계속하는 것으로서, 탠 카지노에 대한 인권침해일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탠 카지노이 관광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데도 영리활동을 하기 위해 재외동포 비자를 고집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