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 여파로 4일장 급증 서울시, 화장로 증설·개조 추진 화장장 운영시간도 2시간 늘려
“이제 죽는 것도 번호표 뽑고 기다려야 하나요.”
최근 독감 합병증으로 사망한 지인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경남 온라인카지노에서 경기 남양주까지 ‘원정’ 왔다는 A씨는 19일 기자에게 “요즘 화장장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연초 독감·폐렴 환자 급증으로 사망자가 늘면서 화장시설 부족 탓에 4·5일장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가 화장로를 추가 증설하고 기존 시설도 효율화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같은 작업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당분간 ‘화장장 대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 82.4%이던 3일차 화장률은 매년 감소하다 2023년 53.1%로 바닥을 찍고 지난해 70%대를 회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3년부터 경기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기존 화장로를 스마트 화장로로 속속 전환하고 있어 지난해부터 추세가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시립승화원 구형 화장로 23기를 2023년 2기, 지난해 10기를 스마트 화장로로 교체했다. 스마트 화장로가 도입되면 시신당 화장 시간이 기존 120분에서 100분으로 20분가량 단축된다.
시는 2026년까지 23기 모두 스마트 화장로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오는 7월에는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의 화장로 4기 증설도 완료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추모공원 화장로가 15기로 늘면서 화장 처리 건수 역시 하루평균 59건에서 85건으로 44%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시는 단기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화장장을 예약하지 못해 장기간 장례를 치르거나 원거리 화장에 나서는 등의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이를 위해 서울시립승화원과 서울추모공원 두 곳의 화장장 운영 시간을 2시간 늘리고 비상용 정비 화장로 2기를 가동했다. 하루평균 180건이던 화장 건수를 24% 늘려 223건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100억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한다. 스마트 화장로 전환엔 기당 약 2억원(국비 1억원 포함)이 소요돼 2026년까지 26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추모공원 일반 화장로 4기 증설에도 기당 약 18억원이 책정돼 72억여원이 투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