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으로 알려진 2020년 ‘n번방’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사이버 성카지노 주사위 게임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자신을 ‘목사’라고 칭하며 4년9개월 동안 남녀 200여 명을 성착취한 30대 남성과 그 일당 전원이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일명 ‘자경단’ 조직원 14명을 검거해 이 중 총책 A씨(33)를 카지노 주사위 게임단체조직 및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2025년 1월까지 텔레그램에서 피해자 234명을 협박하며 가학적으로 성착취한 혐의를 받는다. 조직원 중엔 15세 중학생 1명과 고등학생 6명 등 10대 미성년자 11명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피해를 봤으며, 이 중 10대가 전체의 68%(159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10대 여성 10명은 A씨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촬영까지 강요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과거의 사이버 성폭력 카지노 주사위 게임와 달리 대상이 다양해지고 무차별적인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텔레그램으로부터 카지노 주사위 게임 자료를 회신받은 최초 사례다. 텔레그램은 보안이 철저한 해외 소셜미디어로, 그동안 각종 카지노 주사위 게임에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찰은 협조에 불응하던 텔레그램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압박한 끝에 작년 9월 A씨 일당의 정보를 회신받았다. 이를 통해 지난 15일 A씨를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전날 A씨를 상대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었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이 경찰에 협조하는 추세로 돌아서면서 앞으로 더 많은 카지노 주사위 게임 혐의자를 검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