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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뇌변연계 측두엽 안쪽에는 마치 해마(海馬)와 닮았다는 이유로 이름 붙여진 '해마 영역'(Hippocampus)이라는 부위가 있다. 이곳은 외부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단기간 저장했다가 장기 카지노사이트추천으로 전환하는 기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컴퓨터로 치자면 램(RAM) 메모리와 비슷하다고 할까.

그런데 과도한 음주로 혈중알코올농도가 급상승하면 이러한 해마 부위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면서 외부 정보를 저장하지 못하고 그 기간의 카지노사이트추천이 사라지는 블랙아웃(BlackOut),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난다. 블랙아웃은 당시 상황을 연상시키는 어떠한 계기에도 카지노사이트추천을 회복하지 못하는 '완전 블랙아웃'과 일정 계기를 통해 카지노사이트추천을 회복하는 '부분 블랙아웃'으로 구분되는데, 보통 완전 블랙아웃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해마 영역과 다른 뇌 부위의 알코올 내성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제법 크다. 다른 뇌 기능에 비해 해마의 알코올 내성이 강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뇌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면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런 와중에도 해마 기능은 정상이어서 다음날 자신의 실수를 카지노사이트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해마의 알코올 내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은 이미 해마가 마비돼 카지노사이트추천을 상실했음에도 다른 뇌 기능은 비교적 온전하다. 이에 따라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취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사람은 다음날 카지노사이트추천이 나지 않아 혹시 무슨 실수라도 했을까 걱정하지만, 같이 있던 사람들은 그가 취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기도 한다.

이처럼 블랙아웃 상태에서도 인지 기능이나 운동 기능 등 다른 뇌 기능은 비교적 정상이어서 깊은 대화, 술값의 계산 및 결제, 이동 등 상당한 뇌 기능을 필요로 하는 행동을 문제없이 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지 나중에 카지노사이트추천하지 못할 뿐, 당시에는 자기 의사와 판단에 따라 결정
하고 행동하기에 주변 사람들은 그가 만취했거나 카지노사이트추천을 못 한다는 사실도 알아채기 어렵다. 블랙아웃과 분명하게 구분되는 '패싱아웃'(Passing-Out)이라는 개념이 있다. 인지 기능과 운동 기능까지 완전히 상실해 기절하거나 수면에 드는 의식 상실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최근 형사 재판에서 블랙아웃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사건이 점차 늘고 있다. 가장 문제되는 것이 피해자가 카지노사이트추천이 없는 동안 자신의 의사에 반해 성관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준강간의 경우다. 형법은 심신 상실 또는 항거 불능 상태에 있는 사람을 간음한 것도 강간죄와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다. 쉽게 말해 술이나 약물에 취해 의식이 없거나 저항할 수 없는 여성을 간음하면 강간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문제는 서로 분명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관계했는데, 나중에 여성이 만취해 카지노사이트추천이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당했다며 강간죄로 고소하는 경우다. 여성이 무고를 한 것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만취한 다음 날 정신을 차리고 성관계 흔적을 본 후 원치 않는 관계를 당했다고 생각해 법적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이 경우 폐쇄회로(CC)TV, 목격자, 통화 내역, 문자 등 파악 가능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재현해 보면 여성이 너무도 멀쩡하게 걷고 대화하며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호텔에 들어간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여성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관계를 요구해 하룻밤을 보냈는데, 나중에 카지노사이트추천이 안 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사안에서 여성의 심신 상실 상태를 전제로 준강간죄를 인정할지 여부에 관해선 아직도
법조계의 논란이 뜨겁다. 필자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할 당시에도 카지노사이트추천 준강간 사
건을 담당하면서 심신상실 인정 여부에 관해 깊이 고민하며 검토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현
재까지도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는 그리 명확하지 않다.

그동안은 패싱아웃에 이르지 않은 카지노사이트추천 상태에서 여성의 동의 아래 성관계가 이루어진 경
우, 여성이 카지노사이트추천하지 못하는 것일 뿐 심신상실 상태에서 관계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고, 상대 남성이 여성의 심신상실 상태를 인식하고 관계에 나아갔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 많았다(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9도1960 판결 등).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록 카지노사이트추천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건 전후 정황에 비춰 심신상실에 이
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준강간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으로 판례의 입장이 다소 변경됐다(대
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카지노사이트추천 상태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인지 능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사건 전후 정황을 잘 살펴 심신상실 여부를 따지라는 것이 판결의 취지다. 그러나 결국에는 개별 사안마다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혼란만 가중했다는 비판이 많다.

성범죄 중 가장 무고 사건이 많은 것이 준강간이다. 합의 하에 관계했지만 배우자 등에게
들키거나 여러 이유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준강간으로 고소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필자
도 최근 피해자가 무조건 카지노사이트추천이 안 난다고 주장하는 사건에서, 당시 피해자의 의식이 멀쩡했고 설령 아니라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를 인지할 수 없었다고 변론해 어렵게 무죄 판
결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나 너무도 험난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블랙아웃 상태에서 심신상실을 인정하기 위한 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거나,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람이 없도록 심신상실 여부를 보다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크다. 상대방의 카지노사이트추천력에 따라 형사책임 여부가 달라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물론 법률적 판단을 떠나 당사자 모두 이러한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말이다.하태헌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수료한 후 공중보건의사로 근무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였으며, 판사로 임관하여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고법판사 등 법원 주요 요직을 거쳤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LL.M)에서 미국회사법을 공부하였고, 의료인 출신이면서 부장판사 경력을 가진 국내 유일의 변호사로서, 의료인과 법관 출신으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법무법인 세종에서 주요 민형사 송무, 기업분쟁, 금융분쟁, 가상자산, 제약바이오 사건 등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