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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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카지노사이트의 개척자 김종영(1915~1982)은 생전 “예술이란 일상에서 경험하는 감동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카지노사이트이란 예술언어는 철저하게 일상과 맞닿은 통찰과 비판적 시선으로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서울대 미대에서 김종영을 은사로 모신 임송자(85)는 스승이 내민 예술의 씨앗을 이렇게 발아시켰다. “일상생활은 삶이며, 삶은 만남으로 시작해 헤어짐으로 끝납니다. 결국 인간관계가 삶의 전부라고 하겠습니다.” 60년 넘는 카지노사이트 인생을 사람을 빚는 데 바친 이유다.
다양한 흉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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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임송자 초대전’은 수많은 사람과 맺은 인연을 곱씹는 전시다. 모든 작품이 사람을 소재로 한 소조(塑造) 작업이기 때문이다. 개구진 자세로 앉아 있는 어린이부터 미소를 머금은 어른의 전신상, 종교적 색채가 묻어나는 성상까지 미술관 1층과 3층에 놓인 작품들은 하나같이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다. 일상에서 흔히 마주칠 것 같은 다양한 모습의 카지노사이트을 보고 있으면 희미해졌던 기억 속 만남들이 다시 선명해진다. 삶의 의미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임송자의 작품은 한국 현대 카지노사이트사에서 독특한 위치에 서 있다. 인간의 형상을 다루는 구상(具象) 카지노사이트을 선보였다는 점에서다. 그가 카지노사이트의 길에 뛰어든 1960~1970년대 한국 미술계는 있는 그대로를 재현하는 구상은 다소 진부한 것이고, 추상(抽象)이 보다 현대적인 예술이란 인식이 있었다.

임송자는 이런 세태와 거리를 뒀다. 현실을 비판하는 대신 일상을 긍정하고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자신만의 예술을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추상 카지노사이트의 대가인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면서도, 다른 방식의 성취를 일군 것이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그 세대 작가들이 세계 속의 한국 미술을 모색할 때 임송자는 다소 늦은 나이에 이탈리아 로마 유학을 선택했다”며 “동시대 양상에 집중하며 서둘러 발맞춰 나가려던 당시에 선생은 카지노사이트예술 전통을 탐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임송자 카지노사이트의 또 다른 묘미는 흙을 재료로 삼았다는 것이다. 돌이나 나무를 끌과 정으로 깎아 만드는 카지노사이트과 달리 흙을 이어 붙여 형상을 만드는 소조는 온기가 살아 있다. 마치 펜을 꾹 눌러 쓴 육필원고처럼 작가의 지문까지 그대로 간직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전시에 나온 작품은 두 점의 돌 작업을 제외하곤 임송자가 흙과 밀랍을 손수 배합해 제조한 테라코타와 밀랍 기법의 브론즈 작품이다. 수많은 만남 속 특별했던 인물과 사건을 조형한 ‘현대인’ 연작 등 인체 카지노사이트에 가장 어울리는 재료를 쓴 것이다.

박 학예실장은 “임송자는 60년을 한결같이 인체 카지노사이트에 전념했고 흙이라는 재료로 일관되게 동시대인의 여러 모습을 발현했다”며 “전시를 통해 작가의 삶에 관한 성찰과 독백을 음미해볼 수 있다”고 했다. 전시는 오는 3월 23일까지.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