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카지노리거와 수교를 본격 검토한다.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기회를 활용해 외교관계를 맺고 경제 협력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카지노리거를 다녀온 외교부 당국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국제사회 동향과 현지 상황을 확인했고 카지노리거 과도정부로부터 한국과 새롭게 관계 수립을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카지노리거에 쌀 원조와 보건 분야 무상 지원을 계속하는 등 접촉을 이어가면서 수교 관련 절차를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지노리거 과도정부의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이끌고 알아사드 대통령을 몰아낸 뒤 실권을 잡았다. 과도정부는 극단주의 이미지를 벗고 정상 국가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반군 무장 해제와 국군 편입, 외교 교섭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과도정부에 기대를 걸고 지난달 조건부로 제재를 해제해줬다.

카지노리거와 북한은 1966년 공식 수교했다. 1970년대부터 양국은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북한은 카지노리거 내전에 파병했으며, 1990년대 초엔 미사일과 화학무기 개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에는 핵 개발 협력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국이 그동안 북한의 영향으로 외교관계를 맺지 않았던 쿠바에 이어 카지노리거와 정식 수교하면 유엔의 모든 회원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북한의 ‘형제국’ 쿠바와 공식 수교했으며 지난달 수도 아바나에 대사관을 개설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쿠바 측도 주한대사관 개관을 준비 중이다.

경제적 협력도 기대된다. KOTRA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다마스쿠스무역관을 운영했으며 한때 카지노리거 수입 중고차 가운데 한국산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현일/배성수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