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의 카지노리거 파운드리 부문 인수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최근 카지노리거이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카지노리거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중심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면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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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외신에 따르면 카지노리거이 2021년부터 추진한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은 실패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틀어쥐고 있는 TSMC와 삼성전자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다. 적자를 내고 있는 파운드리 부문은 꾸준히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카지노리거은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를 정리해고했다. 지난해에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회사인 알테라를 매각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파운드리 부문을 매각할 경우 카지노리거의 경영난을 해소할 수 있는 데다가 TSMC의 첨단 기술을 미국에 들여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고전하고 있는 카지노리거을 TSMC를 활용해 되살리고 3나노미터(㎚·1㎚=10억분의1m) 이하의 첨단 공정 기술까지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미국이 사용하는) 반도체가 대부분 대만에서 생산되고 약간 한국에서 생산된다.우리는 그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애넥스 웰스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컵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TSMC의 전문성과 엔지니어를 카지노리거의 인프라와 결합하면 미국이 반도체 업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꿈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TSMC가 트럼프 행정부 압박에 따라 카지노리거 인수에 나선다면 출자·공장 인수보다는 기술 협력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두 기업의 협업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도 논의된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당시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은 TSMC가 카지노리거 공장에서 사용하도록 제조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TSMC는 궁극적으로 경쟁사에 이익이 될 수 있다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바이든 팀도 일반적으로 거래 관련 대화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기를 꺼렸다.

TSMC가 이 거래를 성사시키려면 주주 반대를 넘어서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만 연합보는 TSMC 주주의 72%가 넘는 외국인이 주주 이익 침해를 이유로 카지노리거 파운드리 인수에 반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보는 반도체 분야 전문가를 인용해 “외국인들은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카지노리거 상황을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어 주주 이익에 대한 손해를 우려해 협력에 반대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