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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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업체에 돈을 받고 모의고사 꽁 머니 카지노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은 고등학교 교사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현직 교사의 교과서·참고서 등 일반출판사 학습교재 집필은 허용되지만, 사설 학원과 과외 등의 문항 제작·출판, 컨설팅 및 강의 등은 금지돼 있다. 최근 수학능력시험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고난도 문항이 계속 출제되자 이를 대비하는 문항 발굴이 사교육 업체의 경쟁력으로 부각되면서 이 같은 부조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감사원은 최근 5년간(2018~2022년) 사교육 업체로부터 5000만원 이상을 받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부산 등 6개 광역시 고교 교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 249명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사교육업체와 문항 거래를 통해 총 212억9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교육업체 문항 거래는 규모는 수도권이 93.4%를 차지했고, 대치동·목동 등 대형 사교육업체가 집중된 지역의 학교 교원들이 많이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항 거래는 주로 과학(31.1%), 수학(26.8%) 등 수능 주요 과목에서 이뤄졌다. 사교육업체 강사가 EBS 교재 집필진 명단, 인맥·학연 등을 통해 출제 능력이 있는 교원을 접촉해 거래를 제안한 후 문항 유형·단가(난이도별 차등) 등을 정해 구두 계약 체결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고교 교원 A 씨는 한 꽁 머니 카지노 강사에게 2015년부터 모의고사 문항을 꾸준히 제작·판매했고,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는 총 6억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팀을 구성해 배우자의 업체를 통해 자료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고교 교원 B 씨는 2019년 배우자가 문항 공급 업체를 설립하자 현직 교원 36명의 제작진을 구성해 자료를 제공하고 사교육 업체 등에 문항을 판매하도록 해 업체가 2019~2022년 18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행위가 국가공무원법 제64조와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판단, 교육부 등에 위반 정도가 중한 8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와 21명에 대한 비위통보(사립학교)를 했다. 나머지 220명에 대해서도 교육부에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더 나아가 비위의 배경이 된 ‘수능 킬러 문항’과 관련해 2021∼2023학년도 수능에서 국·영·수학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총 15문항 출제하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한 꽁 머니 카지노교육과정평가원장에 주의 조치를 했다. 지난해 수능 수학 22번 문항의 경우 검토위원 전원이 오답을 제출했고, 예상 평균 정답률이 2.85%에 불과한데도 평가원은 이를 그대로 출제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