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12·3 비상카지노사이트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카지노사이트에 찬성한 국무위원은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일부 국무위원이 카지노사이트 선포에 동의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이전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날 형사재판에 참석한 뒤 탄핵심판 출석을 위해 곧장 헌법재판소로 온 윤 대통령은 변론이 시작된 후 약 5분 만에 심판정을 빠져나가 한 총리와 대면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10차 변론에서 카지노사이트 당일 소집된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중 카지노사이트에 찬성한 사람이 있었냐는 국회 측 질의에 “모두가 (윤 대통령을) 만류하고 걱정했다”고 답했다. 국회 측이 김 전 장관과 진술이 다른 이유가 무엇이냐고 재차 묻자 한 총리는 “제 기억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3일 4차 변론에서 국무회의 현장에 있던 국무위원 중 일부가 카지노사이트 선포에 동의했다고 증언하며 “누구인지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한 바 있다.

한 총리는 이날 “통상의 국무회의와 달랐고, 실체적 흠결도 있었다”며 지난 6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한 ‘정식 국무회의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재확인했다. 자신이 대통령을 만류한 배경과 관련해서는 “국정 운영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고, 경제와 대외 신인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 (비상카지노사이트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총리는 당시 국무회의가 절차적 적법성을 갖췄다고 보는지에 관한 질의에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사법 절차를 통해 판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비상카지노사이트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등 헌법상 요건을 갖춘 것이었냐는 질문에도 “법원과 국민이 최종 판단할 사항”이라며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한 총리는 또 ‘반나절 후에 카지노사이트이 해제될 것으로 예상했다’는 취지의 말을 윤 대통령에게 들은 적이 있냐는 국회 측 질의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형사재판에 참석한 후 변론 시간에 맞춰 헌재 대심판정에 착석해 있다가 변론이 시작된 후 5분가량 지나 퇴정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일국의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심판정에 앉아 총리 증언을 대통령이 지켜보는 모습이 국가 위상에도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재판부에 별도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퇴정했다”고 했다.

장서우/황동진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