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입플 의대생이 만들었대'…'라이온킹' 제치고 세계 1위 등극
세계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너자2’는 명나라 소설 <봉신연의를 각색해 제작했다. 이 소설은 카지노 입플 고대 국가인 상나라의 폭군 주왕에 맞서 새로운 왕조를 세우려 했던 주나라 무왕의 전투 서사를 담았다. 구미호에서 변신한 미녀 ‘달기’에 주왕이 현혹돼 폭정을 일삼자 강태공과 무왕이 요괴를 물리치며 역성혁명(易姓革命)을 이뤄낸다는 내용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2019년 봉신연의의 주요 인물인 고대 신(神) 너자의 탄생 줄거리를 담아냈던 ‘너자’의 후속작이다. 너자2에선 너자가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너자는 인간계를 지키는 과정에서 천뢰(벼락)를 맞고 육신을 잃는다. 이후 육신을 되찾고 인간 세상과 친구를 구하기 위해 선인들의 세 가지 시련을 통과하며 명약을 찾아 나선다.

이 같은 이야기를 담아낸 너자2가 흥행한 배경으로 카지노 입플의 애국심과 반미(反美) 정서를 자극하는 내용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너자2에 등장하는 천상의 ‘옥허궁(玉虛宮)’이 미국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과 비슷한 형태라는 게 대표적 예다. 너자는 세 차례 이곳을 오가며 “너무 하얗다”고 언급한다. 미국의 영주권을 연상시키는 그린카드도 나온다. 천상계 통행증 곳곳에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와 달러 표시($)가 그려져 있다. 싱가포르의 언론매체 ‘연합조보’는 “너자2에 미국의 패권을 풍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너자를 제작한 양위 감독의 배경도 화제다. 카지노 입플 쓰촨대 의대생 출신인 그는 미국 애니메이션을 동경해 대학교 3학년부터 3차원(3D)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독학했다. 졸업 후 1년간 광고회사에 다니다가 퇴직 후 본가에서 캥거루족으로 3년 반을 보냈다. 2008년 16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씨스루’를 혼자 제작해 30여 개 상을 받았다. 2019년 너자를 내놓기 전까지 매달 1000위안(약 20만원)의 퇴직 연금으로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